베트남 반중시위, 동북아로 불똥...양국관계 어쩌다 이 지경까지

입력 2014-05-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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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반중시위...양국관계 어쩌다 이 지경까지

▲베트남 남부 호치민의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석유채굴 등에 항의하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두고 중국과 베트남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 지경까지 악화한 양국관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이 최근 근로자 시위 와중에서 발생한 한국인 투자업체 피해와 관련해 배상 방침을 밝히는 등 양국 관계가 동북아시아 지역으로도 비화하는 모습이다.

배트남과 중국 양국은 지난 수십년간 분쟁과 화해를 거듭해왔지만 최근 남중국해에서 석유채굴 중인 중국과 베트남 선박이 연쇄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한 것을 계기로 이른바 '중월전쟁'은 1979년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1979년 본격화한 중월전쟁은 중국과 베트남의 입장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사건이다. 중국은 이전부터 베트남 당국의 화교 강제 추방에 불만을 품었으며, 옛 소련과의 세력 다툼 과정에서 상대 편에 선 베트남을 눈엣가시로 보고 있었다.

베트남이 1978년 소련과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고 캄보디아를 침공하자,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정권을 지지하던 중국이 베트남을 공격하면서 1979년 2월 양국 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이 전쟁에서 베트남군 8000명, 중국군 1만300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감정이 좋지 않던 두 나라는 10년 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또 한 차례 충돌하기에 이른다. 베트남과 중국은 1988년 스프래틀리 군도(베트남명 쯔엉사·중국명 난사군도)를 두고 해전을 벌였다. 이 전투로 베트남 선박 3척이 침몰하고 베트남 선원 70여명이 희생됐다.

이후에도 양국은 2011년 6월 중국 해군이 베트남 국영석유가스개발공사 시추선 케이블을 절단하고 2013년 5월에는 베트남 어선을 향해 위협 사격을 하는 등 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중국명 시사군도)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돼 왔다.

특히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베트남 어업감시선이 중국 해경 선박에 포위돼 물대포 공격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연안경비대원 9명이 부상하고 선박 8척이 파손되면서 베트남인들의 묵은 감정이 폭발, 최근 양국 분쟁은 가열되는 양상이다.

베트남 곳곳에서는 연일 1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는 한편 중국을 비난하는 시위가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이 최근 근로자 시위 와중에서 발생한 한국인 투자업체 피해와 관련해 배상 방침을 밝혔다.

레 항 꾸언 호찌민 인민위원장은 15일 남부 빈즈엉 지역의 폭력시위와 관련해 호찌민 시를 찾은 오재학 주 호찌민 총영사와 만나 한국 피해업체들에 대한 배상계획을 공개했다. 중국과의 냉전으로 인한 악영향이 주변국으로 비화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이를 위해 먼저 한국업체들의 피해 상황을 철저히 조사한 뒤 이를 기초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폭력시위 등의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약탈 가담자들을 철저히 색출, 엄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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