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와 지역 경제라는 화두로 온라인 쇼핑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소셜커머스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16일 온라인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비스 초기 공동구매 방식으로 제품 가격을 낮춰 인기를 모았던 소셜커머스가 최근 G마켓·옥션 등 기존 온라인 쇼핑몰처럼 ‘백화점식’ 유통에 나서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셜커머스에 대해 오픈마켓과의 차이점이 없는데다 가격도 크게 저렴하지 않다며 소셜커머스의 ‘변심’에 마음을 돌리고 있다.
최근 위메프는 유아동 의류 잡화를 취급하는 ‘베이비 앤 키즈 패션샵’ 카테고리를 선보였고, 티켓몬스터(티몬)도 ‘패션 소호 전문관’을 통해 32개 브랜드를 론칭했다. 쿠팡 역시 유아동 제품 판매를 시작하며 외형 넓히기에 뛰어 들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소셜커머스 특성이 아닌 양판점식 판매로 오픈마켓과의 차별성을 없애고, 자칫 소비자 신뢰마저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고가 제품에 위조상표가 나돌면서 소셜커머스에 대한 제품 신뢰도도 추락했다. 위조상표는 소셜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에 찬물을 끼얹는 치명타였다. 게다가 티몬 회원 113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소셜커머스의 고객 이탈이 가속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G마켓ㆍ옥션ㆍ11번가 등 오픈마켓 업체의 PC기준 월 방문자는 평균 1000만명을 넘었다. 이에 반해 위메프ㆍ쿠팡ㆍ티몬 등 소셜커머스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600만명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셜커머스 시장이 외적으로 급성장했지만, 모바일보다 결제 금액이 많은 PC 이용자 유입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은 소셜커머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3사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매출 7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361억원에 달했다. 티몬도 지난해 매출 1148억원을 기록했지만 707억원의 손해를 봤다. 쿠팡은 지난해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돼 실적 공개 대상은 아니지만 업계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소셜커머스의 인지도 하락과 영업손실은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의 흐름과 역행되는 것이라는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인터넷쇼핑 판매액은 2012년 기준 32조3470억원으로 전체 소매업 판매액의 9.26%에 달해, 이미 백화점(29조원)과 전통시장(20조원)의 매출 규모를 뛰어 넘었다. 이는 대형마트(44조원), 슈퍼마켓(34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셜커머스 역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결국 제 살 깍아먹기식 경쟁을 벌이면서 외형 확장에만 몰두한 것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들은 “소셜커머스라는 장점을 살리는 대신, 기존 온라인몰과의 경쟁을 택하면서 무리한 경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형 유통 채널과의 경쟁으로 외형을 확장하는 대신, 소비자들의 신뢰와 초기 공동구매라는 장점을 되살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