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세청(IRS) 산하 범죄수사국이 15일(현지시간)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탈세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범죄수사국은 유병언 전 회장의 차남 혁기씨가 미국에 세워진 구원파 교회 헌금을 사업 용도로 유용했다는 내용의 고소ㆍ고발장이 여러 건 접수돼 수사에 나섰다. 한 관계자는 “이미 혁기씨의 미국 내 소재지를 파악한 상태”라며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신병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죄수사국은 혁기씨가 미국에서 8개 사업체와 종교기관을 운영하며 탈세와 돈세탁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혁기씨는 세모그룹 지주회사 아이원아이홀딩스 최대주주이며 관계사인 문진미디어, 사진전시업체 프레스프랑스 대표도 겸하고 있다. 범죄수사국은 이들 기업에서 얻은 수입을 혁기씨가 IRS에 신고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다. 혁기씨는 미국 영주권자로 이런 수입에 대해 미국 세무당국에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탈세가 된다.
이번 조사는 한국 법무부가 미국에 체류 중인 유씨 일가와 측근의 신병확보를 위해 미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한 것과는 별개로 IRS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어서 향후 전개 방향이 주목된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방검찰청은 혁기씨와 유 전 회장 장녀 섬나씨 등에게 세 차례 소환 통보를 했다. 이들이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여권무효화 등 강제소환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혁기씨가 해외에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소환에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나 IRS의 자체 조사가 혁기씨를 압박해 신병 확보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