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LG상사 부회장, 대표 선임 2개월만에 낙마 왜?

입력 2014-05-1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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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관련 검찰 조사 등 심리적 부담감에 자진 사퇴 결심

▲이희범 LG상사 전 부회장 사진=LG상사

이희범<사진> LG상사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된지 불과 2개월만에 자진 사퇴했다. 최근 연속된 STX그룹 관련 검찰 조사로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LG상사는 16일 이희범, 송치호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송치호 단독 대표이사(CEO)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희범 부회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 경영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대표이사 옷을 벗고 고문으로 물러나게 됐다.

이 부회장은 2009년 3월 STX그룹의 에너지 부문 총괄 회장으로 취임해 작년 5월까지 STX에서 근무했다. 한 달 뒤인 6월 LG상사에 고문으로 영입됐으며 5개월 만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해외 사업에 대한 경륜과 공직에서의 경험, 에너지 부문 전문성, 글로벌 네트워크를 겸비한 능력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이 부회장은 기업체에 몸담기 전 산업자원부 차관, 서울산업대 총장,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지냈다. 한국무역협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제단체 수장도 맡았다.

그러나 최근 2조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 수사중인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연관돼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 조치를 받는 등 회사 경영에 차질을 빚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이 부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7월 강 전 회장, 이 모 전 STX 전무와 함께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STX건설에 대해 STX중공업이 869억원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STX중공업은 이듬해 4월부터 12월까지 자체 자금과 채권은행 긴급 지원 자금으로 총 740억여원을 STX건설 대신 갚아야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초에도 이 부회장을 한 차례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강 전 회장이 횡령, 배임 등을 저지른 과정을 이 전 회장이 알면서 동조했는지도 조사를 벌였지만 이 전 회장의 혐의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자진 사퇴 이유로 내세운 일신상의 이유라는 것이 실제로는 최근 STX 관련 이슈때문일 것”이라며 “검찰조사와 불구속 기소 등이 몸담고 있는 회사 경영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 것으로 판단해 사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상사 측은 추가적인 인사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LG상사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임 이후 추가적으로 인사가 나거나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일단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해 지금 상황과 관계없이 계획에 맞춰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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