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길환영 폭로 "청와대서 회사 그만둬 연락받아…거역하면 나도 못 살아"

입력 2014-05-1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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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김시곤 전임 보도국장의 사의 표명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큰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오후 KBS 기자협회 총회에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재임 기간 중에 청와대가 KBS 뉴스와 인사에 직접 개입했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KBS 노조가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보도국장 사임 관련 청와대가 인사개입을 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지난 9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KBS를 찾아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사퇴와 길환영 사장의 사과를 요구했고, 당일 오후 2시 본부노조 주장을 반박하는 공식기자회견을 하기로 확정했다"며 "기자회견을 앞둔 오후 1시 25분, 기자회견이 35분 남은 시각에 휴대전화로 사장 휴대전화 왔다. 올라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은 BH, 청와대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제게 회사를 그만 두라고 했다"며 "잠시 3개월만 쉬면 일자리를 찾아보겠다고 회유를 했다. 그러면서 이걸 거역하면 자기 자신도 살아남을 수 없고, 이건 대통령의 뜻이라고 까지 말하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밝혔다.

앞서 KBS 보도본부 18인은 16일 '최근 KBS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고 부장단 전원 총사퇴했다. KBS 보도본부 부장단은 성명서를 통해 "폭약은 이미 차곡차곡 쌓였고 터질 때를 기다려왔다. 누구 탓을 하랴. 일선 기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뉴스의 최전선을 지켜온 우리 부장들부터 먼저 책임지겠다"며 "최근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우리는 부장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길환영 사장에게 요구한다. 즉각 사퇴하라.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아니,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라고 강력하게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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