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글로벌 통화전쟁 타격 우려…환율 1000원이면 올 성장률 3.3%로 ‘뚝’”

입력 2014-05-18 16:52 수정 2014-05-1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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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되는 올해 ‘글로벌 통화전쟁’이 시작되고, 이 전쟁의 유탄을 한국이 고스란히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대외적으로 원화절상 압력을 받게 되면 타격이 더욱 크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3%로 급감한다는 분석이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18일 ‘신 글로벌 통화전쟁의 가능성과 정책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환율 방어가 올해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미국은 올해 10∼11월께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달러화는 강세를 띠게 된다.

오 연구위원은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려고 경상수지 흑자국에 대해 1980년대 후반과 같은 통화 절상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즉 1980년대 후반과 2008년에 이은 신(新) 글로벌 통화전쟁이 개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에 발간한 재무부 환율보고서에 중국, 독일, 일본과 함께 한국을 주요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지목했다.

특히 미 재무부는 이 보고서에서 원화가 2∼8% 저평가돼 있는데다 한국의 외화보유액이 과다하며,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자제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위원은 미국발 환율전쟁으로 인한 한국의 통화절상 압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더욱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과 함께 흑자국으로 지목된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자제적으로 통화 절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독일의 경우 유로화를 남유럽이 같이 쓰고 있어 절상을 요구하기 어렵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일본을 앞세워 중국을 견제하는 대(對) 동아시아 전략의 하나로 미국의 용인을 받고 있다.

그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연 평균 1050원일 경우 경제성장률은 3.6%,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9%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무역수지는 233억 달러로 지난해 440억 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000원으로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3.3%로 낮아지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3%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한국은행 4.0%, 기획재정부 3.9%, 국제통화기금(IMF) 3.7%이다.

오 위원은 “내년 중반까지는 원화가치 절상과 금리 인상의 정책조합보다는 원화가치 절하와 금리 인하를 하거나 원화가치와 금리를 유지하는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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