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미적미적’…직원들 “인사에 용단 내려라”

입력 2014-05-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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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출항한 이주열호(號)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사태와 원화가치 급등 등의 대외파고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통화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인사 문제로 사실상 ‘대기모드’에 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는 이 총재가 임기제 등 인사에 대해 신속히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은에서는 이 총재가 지난 3월 초 지명된 이후로 인사가 3개월째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 총재는 김중수 전 한은 총재와 인사를 두고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한은에 화려하게 복귀한 후 어떤 용인술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은의 인사로 인한 내홍이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특히 김 전 총재의 레임덕 기간까지 포함하면 한은이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기간이 반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은 내부에서는 이 총재가 인사에 용단을 내려 신속히 조직을 추스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떤 조직이든 인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100%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인사에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임기제가 있다. 이 총재는 임기제를 적용받고 있는 부총재보 이상 직급의 이사들 중 일부를 자신의 사람으로 교체하고 싶지만 임기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 내부에서는 임기제를 두고 갑론을박까지 벌어진 상태다. 임기제는 지켜져야 한다는 원칙론과 함께 이사급 인사들이 김 전 총재시절에 임기제에 걸맞은 견제를 하지 못했으니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임기제 폐지론까지 등장했다. 상법과 달리 한은법상 이사들은 문제 발생 시 총재 사퇴를 결의할 수 없어 임기제가 실효성을 띨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자 자연히 부총재보에게 이뤄지던 업무보고조차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또 부총재보 인사가 막히니 그 아래 바로 직급인 국장급 인사도 정체 상태이다. 한은은 국장급 인사가 통상 2~3년 주기로 이뤄지고 있는데, 현재 대부분의 국장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이들도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솔직한 속내일 것이다.

최근 이런 내부갈등이 표면화된 것이 박원식 전 부총재의 사퇴다. 박 전 부총재는 이적할 외부기관이 없는 상태에서 지난 9일 이례적으로 임기 만료 전에 한은을 떠났다.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며 자신의 사퇴로 임기제 논란이 끝나길 바라는 의도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자진사퇴 압박을 받고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부총재보들은 최근 임기를 완주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 총재와 부총재보들의 ‘기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폭 인사 교체를 원하는 이 총재가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인사폭을 결정하려고 함에 따라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동요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루 빨리 임기제 등을 포함한 인사에 입장을 명확히 해 조직을 추스려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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