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국(G2)의 갈등이 해킹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미국 연방대배심은 19일(현지시간) 사이버 범죄 혐의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5명을 정식 기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 61398 부대 소속 장교 5명이 산업스파이와 기업비밀절취 등 6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군 관계자들이 원자력발전소와 광산업체, 태양광설비업체의 전산망을 해킹해 정보를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에 대한 기소장은 펜실베이니아주 서부지역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해킹 피해를 입은 기업에는 웨스팅하우스일렉트릭을 비롯해 솔라월드 US스틸 알코아 등이 포함됐다.
홀더 장관은 중국군 관계자들이 미국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들을 해킹했다면서 해킹을 통해 절취된 기업 비밀을 감안할 때 공세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스파이 목적의 해킹과 관련해 중국군 관계자를 정식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1398 부대는 2013년 2월 CNN 취재진이 중국 상하이의 한 건물을 취재하면서 유명해졌다. 취재진은 이 건물에서 미국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해킹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취재하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이 건물은 인민해방군 61398 부대가 사용했으며 CNN의 취재로 소문만 무성했던 부대의 실체가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 컴퓨터 보안회사 맨디언트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미국에 대한 해킹의 상당 수가 61398부대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맨디언트에 따르면 2006년부터 61398부대와 관련된 141건의 해킹이 이뤄졌다.
61398부대는 중국 기업 인수를 시도했던 코카콜라의 협상전략을 해킹했으며 거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도 해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앞서 지난 4월 10일 인민군과 관련된 중국 해커들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서방 기업들을 해킹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 정부의 기소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기소 내용이 “조작됐다”면서 중국 정부·군과 관계자들은 기업비밀을 빼내기 위한 사이버 범죄에 연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소를 계기로 사이버 범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핵무기를 비롯해 무기와 영토 중심으로 진행되던 국제사회의 질서가 사이버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사이버 신냉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