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 인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인물 검증을 비롯한 인선 작업이 거의 완료됐다”고 밝혔다.
새 총리 지명은 대국민담화에 이어 인적쇄신의 첫 걸음인 만큼 누가 내정되느냐에 따라 여론이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간 청와대 안팎에선 화합형·정무형·실무형 총리 등을 두고 어떤 스타일이 현 시점에 적합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박 대통령은 이런 주변의 조언에 ‘참신성’도 고려해 인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또 ‘깜짝’ 인사가 등장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현재 청와대는 3~4명 정도를 후보군에 올려두고 인선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장무 카이스트 이사장과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김성호 전 법무장관 등이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정치권과 거리를 뒀던 이장무 이사장은 그동안 하마평에조차 올라 있지 않았던 점에서 새 얼굴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과 같은 공대 출신으로 서울대 공대 기계항공학부 교수와 서울대 총장을 지냈다. 고향은 서울이며, 박학다식하고 무난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서울대 총장 시절에는 남몰래 5차례에 걸쳐 거액의 장학금을 기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 산업기술평가원 이사장, 대한기계학회장,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 위원장,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작년 7월부터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 민간위원장도 맡고 있다.
한광옥 위원장은 11, 13, 14, 15대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고향이 전북 전주다. 지난 2012년까지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을 맡다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이런 이력은 여야를 아우를 화합형 리더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성호 전 장관은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16회 사법시험에 합격, 서울지방검찰청 특별수사 제1, 2, 3부 부장검사와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노무현 정부 때 법무장관을 지낸 뒤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했다. 일처리가 깔끔하고 강한 추진력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법조인’이라는 점에서 인사편향성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한편 새 총리 인선과 함께 조만간 진행될 개각의 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세월호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안행부 해수부, 교육부 장관과 현오석 경제팀이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선 이번 개각을 국정쇄신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 ‘내각 총사퇴’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국가개조 수준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부분개각보다 전면개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청와대에서도 전면 개각 또는 그에 준하는 수준의 개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