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이달 분수령…월말 네고 앞두고 지지력은 약해진 당국 경계감뿐

입력 2014-05-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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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30원선에 이어 1020원선도 하향돌파하나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달 1050원선이 붕되된 환율은 한달 만에 1030원선을 하향 돌파했으며 지금은 102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환율 하락을 지지하는 것은 약발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당국의 개입 경계감뿐인 가운데 월말을 맞으면서 외환시장에서는 환율 급락에 대한 긴장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45분 전일보다 0.9원 오른 1022.9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하락한 1022.0원에 장을 마무리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외환당국의 두 차례의 실개입과 각종 구두발언에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개입이 단발성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개입 경계선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시장도 이제는 당국의 단순한 구두개입에는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 등 시장에 미치는 당국의 영향력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

즉 원·달러 환율 하단을 지탱하는 유일한 요소인 당국의 개입경계감마저 힘을 잃은 모습이다. 반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사상 최대규모의 거주자 외화예금, 원화자산(주식·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 미 달러화 약세 등 그 외 재료들은 모두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아래로 향하게 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날부터는 월말 네고(달러매도) 물량까지 본격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020원선의 지지력은 더욱 약해졌다.

손 연구원은 “지난주에는 1020원선에서 하락 속도를 조절했으나 이번주에는 달러 공급 우위로 하단을 완만하게 낮추며 재차 1020원을 하향 돌파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000원선에 이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물론 하반기에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 인상을 검토하면 달러화가 강세를 띠며 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하반기에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이미 주저앉은 환율이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우리경제의 주요 버팀목인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에서는 외환당국이 환율 급락의 주요 변곡적인 이달 적극적인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이 높지만 이달 1030원선이 무너졌고 재차 1020원선까지 붕괴되면 당국으로서는 체면이 서지 않아 1020원선을 개입을 통해 지키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미 양적완화 종료 시점 전까지 지속돼 올해 세자리수에 이를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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