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 테크리더] 가구 전 공정을 친환경으로… 현대리바트 에코프렌즈 TF팀

입력 2014-05-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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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 에코프렌즈 TF팀이 1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바트 서울사무소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이창제 통합디자인팀 수석디자이너, 김길봉 제품기획팀 부장, 신학렬 환경기술센터 책임연구원, 장선기 생산운영팀 부장, 오창렬 마케팅팀 차장, 김윤동 빌트인영업팀 차장.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목표는 간단하다. 모든 가구에 유해물질을 없앤다. 방법도 쉽다. 친환경 소재들로 가구를 만들면 된다. 현대리바트 에코프렌즈 TF팀은 이 명쾌한 목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1년 동안 검증비용만 2억원을 넘게 썼다.

연구소에서 밤을 새운 날이 셀 수 없다는 신학렬 환경기술센터 책임연구원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최소화한 E0등급 보드를 조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모든 부자재를 친환경 제품으로만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결국 접착제와 도료 20여종을 새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업계 최초로 역학부문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 인정을 받은 현대리바트 환경기술센터는 포름알데히드 측정용 데시게이트 분석장비,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 측정용 소형챔버를 도입해 모든 가구소재 및 완제품을 무작위 검사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가 준비된 다음에는 친환경 디자인이 필요하다. 이창제 통합디자인팀 수석디자이너는 “개발된 소재를 실제 가구로 만들어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예를 들어 친환경 도료를 사용한 철판은 프레스로 가공하면 접합부가 날카로워지기 때문에 레이저를 이용해 타공하는 디자인을 새로 고민해내야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든 공정이 바뀌다 보니 처음에는 협력업체들이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 ‘비현실적이다’라며 반발했고, 친환경소재로 개선되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는 초강수를 두자 현대리바트 직원들 휴대폰으로 ‘밤길 조심하라’는 익명 문자가 온 것도 여러 번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장선기 생산운영팀 부장은 “여러 차례 교육을 마친 후에는 협력업체에서 오히려 ‘혁신 기회를 주어 고맙다’고 했다”며 “외부 협력업체 공장을 불시에 방문했을 때, 현대리바트 재료만 타사 제품 재료와 분리돼 쌓여 있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 에코프렌즈 TF팀이 1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리바트 서울사무소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부터)신학렬 환경기술센터 책임연구원, 김길봉 제품기획팀 부장, 이창제 통합디자인팀 수석디자이너, 장선기 생산운영팀 부장, 오창렬 마케팅팀 차장, 김윤동 빌트인영업팀 차장. 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에코프렌즈 TF팀은 이렇게 ‘불가능한 목표’를 실현해냈다. 현대리바트는 1월부터 리바트ㆍ리첸ㆍ이즈마인 등 6개 브랜드 5000개 품목에 정부 기준 이상의 최우수 등급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 또 접착제 등 부자재도 오염물질 방출을 최소화한 최고등급 소재만을 쓴다. 종합가구업체가 온라인가구를 포함한 특판 및 시판 가구에 정부기준을 넘어선 친환경 원자재만 사용하는 것은 현대리바트가 처음이다.

김윤동 빌트인영업팀 차장은 “아파트 등 대규모 특판시장 납품 가구를 우선 친환경 원자재 사용 제품으로 전환했다”며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에서 가구 비중은 극히 적지만 작은 부분이라도 친환경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다음 차례는 시판 시장이었다. 김길봉 제품기획팀 부장은 “아동용 가구부터 시작해 매장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가구들을 모두 친환경 E0등급 목재 사용 제품으로 배치하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이 있는 공간은 완벽해야 한다는 데 모든 직원들의 공감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리바트는 ‘유해물질 제로 캠페인’을 통해 친환경 가구 사용 문화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오창렬 마케팅팀 차장은 “조금 어려울 수 있는 친환경 가구와 유해오염물질 등에 대해 소비자가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물 캐릭터 ‘제로미’를 활용한 마케팅을 준비했다”며 “친환경 가구 제작과정과 필요성 등을 알리는 ‘에코스쿨’ 등 제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치려 한다”고 말했다.

1차 목표대로 모든 가구에 친환경 소재를 도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에코프렌즈 TF팀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이창제 수석디자이너는 “자연소재를 더 적게 쓰고, 운송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무게를 줄이고, 수명이 끝난 제품을 리사이클링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과정까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현대리바트가 꾸준히 나무심기 활동을 펼치는 마음을 그대로 담아 가구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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