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리나라가 UAE에 건설중인 바라카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한 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와 회담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UAE 수도인 아부다비 시내에서 서쪽으로 270㎞ 떨어진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으로 찾아 설치식에 참석했다. 이 사업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수주한 것으로 186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4개의 원자로가 건설될 예정인 가운데 이날은 1400메가와트(MW)급 1호기가 201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설치됐다. 박 대통령은 설치식에서 원자로 벽면에 '바라카에서 시작된 협력의 불꽃이 양국의 미래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설치식에는 한국 측에서 박 대통령과 외교•산업장관 등이, UAE 측에서는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안 부총리겸 대통령실 장관 등이 각각 참석했다. 양측 장관들은 원전협력과 관련한 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서명식을 갖기도 했다.
원전 건설현장에 들른 뒤 박 대통령은 모하메드수도 아부다비에 소재한 에미리트팰리스에서 모하메드 왕세제와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금번 국빈방문을 통해 여러가지 일정을 가지려 했으나 세월호 사고로 인해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하고 바라카 원전 원자로 설치식에만 참석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모하메드 왕세제는 "세월호 사고에 대해 다시한번 진심어린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이러한 슬픔 가운데서도 우리와의 약속 이행을 위해 어려운 결단을 해준 박 대통령께 더없는 신뢰를 갖게됐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UAE에 파병돼 주둔하고 있는 아크부대 장병 10명을 숙소로 초대해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한 뒤 오후 전용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