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맞춤 금융서비스]‘다문화 금융’ 新시장 잡아라

입력 2014-05-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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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송금 등 저금리시대에 새 수익원… 금융권, 특화점포·다국어 콜센터 마련

국내 체류 외국인 150만명 시대, 금융 신(新)시장이 열린다.

금융권에 외국인 고객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포화된 금융시장에서 기존 고객만으로는 활로를 찾기 쉽지 않아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외국인 고객 확보에 눈을 돌린 것이다. 영업 현장에선 환전과 송금, 급여이체 건수가 늘어나자 저금리 시대에 다문화 금융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회사의 글로벌 전략에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통상 금융회사 글로벌 전략이 신흥국가에 진출해 현지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웃바운드 전략에 국한됐다면 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인바운드 전략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면 계좌 수를 늘린다는 이점 외에 비이자 수익 확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5월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외국인 고객 수는 450만명(중복 포함)에 이른다. 국내체류 외국인은 지난해 157만명을 기록했다. 2004년 71만명에서 10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들의 인구 비중도 증가해 2004년 국내체류 외국인은 주민등록 인구 대비 1.4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07%까지 높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인 거주자가 늘면서 신용카드, 자동차 및 주택마련 대출 등 부가거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소득까지 늘면서 저축성보험 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다문화금융은 향후 금융권의 주요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이들 외국인 고객을 선점하려는 금융권의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회사마다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각양각색의 프로모션과 외국어가 능통한 고급인력들을 선발하는 것은 기본이다.

우선 은행들은 앞다퉈 외국인 특화 점포를 늘리고 전용 상품도 내놓고 있다. 외환은행은 현재 송금센터를 포함해 13곳의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외국인 전용 영업점과 송금센터, 환전소 등 20여곳 외국인 전용 점포가 있다.

외국인 특화 영업점은 대부분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외국인 근로자의 환전송금 업무를 처리해 주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급여일이 몰리는 20일 전후로는 연장영업은 필수다.

은행들은 환율 우대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입출식 예금, 면세점 할인이 가능한 외국인 체크카드 등 다양한 상품도 출시했다. 또 인터넷스마트뱅킹과 외국어 상담도 중국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캄보디아어스리랑카어 등으로 서비스 언어가 다양해지고 있다.

보험권은 외국어 상품설명서를 제공하고 외국인 전담 설계사, 외국어 콜센터 마련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국내 의료관광 수요가 급증하자 외국인 환자 유치용 보험상품 등을 발 빠르게 출시하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바짝 움츠러든 카드업계는 외국인 고객 유치를 포화된 카드시장의 돌파구로 삼고 다양한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 환경이 악화된 금융권에서 외국인 고객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 역시 외국인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등 금융회사들의 능독적인 움직임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거주 외국인의 경우 언어장벽에 따른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불완전판매나 외국인고객 차별 등으로 민원이 늘고 있다는 점은 선결과제다. 특히 거주기간이 길어질수록 신용카드, 자동차와 주택마련 대출 등의 수요도 늘고 있지만 금융회사의 관련 상품개발 역시 더딘 실정이다.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은 주로 급여통장, 해외송금 등 기본적인 거래를 중심으로 금융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다문화 금융은 아직 은행을 중심으로 한 초기 단계 수준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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