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식량 대체자원으로서 곤충 -이규성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

입력 2014-05-21 10: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익히 알려졌다. 이처럼 많은 인구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식량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토지와 경작지 부족에 따른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하고 있다. 여기에 해양 어류 남획과 수자원 부족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식량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거의 10억명에 이르는 인구가 만성적 기아에 시달리는 지금은 물론이고 미래의 식량·영양에 관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가 먹고 있는 식품과 그 생산 방법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식품 학자들은 곤충과 배양육, 해조류가 미래 우리 식탁의 주 메뉴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중에서도 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130만종이 서식하며 전체 생물군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다양성 면에서 지상 최대다. 곤충은 종종 인간에게 귀찮은 존재이자 작물과 동물에 대한 해충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곤충은 낮은 환경 비용으로 식량을 공급해 생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며, 자연계에서도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 대중들은 대체로 이러한 곤충의 혜택을 알지 못한다. 곤충의 잠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FAO(세계식량농업기구) 산림국에서는 식용 곤충에 대한 기존의 정보와 연구 결과를 정리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이미 20억명의 사람이 전통적 식사 일부로 곤충을 섭취하고 있으며, 1900여종 이상의 곤충이 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곤충은 영양학적 측면에서 고지방, 고단백질, 비타민, 섬유질, 미네랄 등이 풍부한 영양가 높은 건강식품이다. 같은 종의 곤충이라고 해도 변태 단계, 서식지, 먹이 등에 따라 영양학적 가치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거저리(Mealworm)의 불포화 오메가-3 및 6계 지방산의 성분은 생선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나 돼지보다 높고,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함량은 생선 및 육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이와 같이 곤충의 영양학적 가치가 우수하지만 대부분의 서양 국가에서는 곤충을 먹는 행위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곤충을 식품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선 곤충 전반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바꿔야 한다. 특히 직접 경험을 통해 곤충이 어떤 존재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되면, 짧은 기간 내에 곤충의 가치를 인정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식용 곤충을 더 많이 노출시키고 소개한다면 사람들이 접시 위의 곤충을 볼 때 느끼게 될 놀라움과 낯섦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용 곤충이 식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식생활 일부가 될 것인지는 최소한 두 가지 중요한 요소에 달렸다. 바로 가용성과 학습이다. 곤충 연회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제공한다. 파티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곤충을 제공해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와 미국에서 다년간 실험한 결과, 혐오 요인을 극복하는 데 곤충 연회의 효과가 확인되었다. 또한 곤충에 대해 보다 균형에 맞고 호의적 인식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적 요리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전에는 곤충 소비를 보편화하기 위해 귀뚜라미를 통째로 대접했다면, 요리와 과학의 힘을 통해 귀뚜라미를 맛있는 음식의 형태로 바꾸면 논란의 여지를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노력 외에 혐오감을 없애기 위해 곤충 소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전략으로는 첫째, 곤충이 건강식품임을 증명하기 위해 곤충의 영양적 가치의 문서화가 필요하다. 둘째, 비교적 환경 피해가 컸던 기존의 사육과 가축양식과의 비교를 통해 곤충의 채취 및 양식과 관련된 환경적 영향이 검토돼야 한다. 셋째, 사회 약자를 위한 식량 안보 개선을 위해 곤충을 채취하고 사육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혜택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증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곤충을 이용한 식품 및 사료 산물의 국제 교역과 생산량이 완전한 개발을 이끌기 위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도록 국제적 수준의 명확하고 포괄적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0,601,000
    • +1.43%
    • 이더리움
    • 4,849,000
    • +4.78%
    • 비트코인 캐시
    • 719,500
    • +6.67%
    • 리플
    • 1,993
    • +4.67%
    • 솔라나
    • 329,500
    • +3.13%
    • 에이다
    • 1,390
    • +8.85%
    • 이오스
    • 1,117
    • +1.09%
    • 트론
    • 282
    • +6.02%
    • 스텔라루멘
    • 695
    • +12.1%
    • 비트코인에스브이
    • 93,450
    • +3.03%
    • 체인링크
    • 24,900
    • +6.05%
    • 샌드박스
    • 848
    • -1.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