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이 진화하고 있다. ‘거칠고, 힘이 넘친다’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유연성과 부드러움’까지 갖췄다. 승용차에서 느낄 수 있는 안락함과 안전 편의사양도 대거 장착됐다.
지난 19일 경기도 평택 볼보트럭 종합출고센터에서 신형 볼보 트럭을 타고 온오프로드를 달려봤다. 먼저 볼보 FH 트럭을 타고 비포장도로를 주행했다. 차량 밖에서는 걸걸한 엔진소리가 귓가를 때렸지만, 운전석에 올라 차 문을 닫자 생각보다 정숙함이 느껴졌다.
조수석에 탄 볼보트럭 관계자는 “이번 신형 트럭은 운전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소음이 캡(운전석이 있는 트럭의 머리부분)에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묵직하게 트럭이 나아갔다. 첫 출발은 묵직했지만 이내 가속력은 금방 붙었다. 특히 적재함에 20톤에 이르는 화물을 싣고 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적재함의 무게가 차량 속도에 힘을 실어줬다. 이 트럭의 최고속도는 시속 90km/h. 국내법상 트럭의 최고속도는 제한돼 있다.
볼보트럭의 장점은 볼보 다이나믹 스티어링(VDS) 기술이다. 방해물과 패인 도로로 인한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며, 스티어링 휠이 중립모드로 되돌아간 다음 차체가 일직선으로 유지된다. 오프로드에서 움푹 파인 물웅덩이를 지날 때 트럭은 충격을 흡수하면서 안정적으로 앞으로 나갔고, 핸들도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직선길을 가는 듯한 주행감을 느끼게 했다.
인공지능 자동변속기 I-시프트도 만족스러운 기능이다. I-시프트는 신속하고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한 것은 물론, 고출력의 토크를 발휘해 우수한 주행성능과 높은 연비를 구현했다. 실제 볼보트럭에 따르면 I-시프트 장착으로 기존보다 연비가 5%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오프로드 주행에 이어 온로드에서는 핸들링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적재함을 떼고 S자 코스를 연이어 달렸다. 핸들링은 정교하고, 부드러웠다. 차체의 크기가 커 코너를 크게 돌긴 했지만, 큰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자유롭게 S자 코너를 주행할 수 있었다.
볼보 신형 트럭은 운전자 편의성과 안전성도 개선했다. 이전 모델보다 수납공간과 뒷좌석 침대공간은 더 넓어졌고,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는 운전자의 동선을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특히 운전석 위에는 선루프도 장착됐다. 혹시 모를 차량 전복 사고가 일어나 운전석이나 조수석 문이 안 열릴 경우, 망치로 선루프를 깨고 운전자가 탈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차선이탈 경보장치, 사각지대 알람, 외진 곳 주차시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어프로치 라이트 등도 장착됐다.
시승행사 내내 볼보 관계자는 ‘생산성’을 강조했다.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양의 화물을 실을 수 방법,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방법, 차량 결함이나 안전사고 이후 일을 쉬게 돼 감소되는 수익성 등 트럭 운전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개발됐다는 설명이다. 트럭이라는 생소한 자동차를 짧게나마 시승하면서 볼보가 강조한 ‘생산성’이라는 가치 구현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