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전자가격표시기(ESL)’ 파일럿 사업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외 마트에 ESL 도입을 본격화하고, 세계 시장에서 적극적인 ESL 홍보 활동을 진행한다. 삼성전기는 이를 통해 B2B 기업의 한계를 넘어 고객 친화적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편, 본격적인 미래 수익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국내 일부 마트에서 시범 운영 중인 ESL 사업을 연내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ESL은 정체기에 놓인 전자부품 사업을 보완할 삼성전기의 신수종 사업으로, 대형 마트 등에서 제품 정보와 가격을 전자식으로 실시간 표시하는 장치다. ESL을 설치하면 중앙 관리서버에서 가격이나 세일 현황 등 제품 관련정보를 한 번에 대량으로 변경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대형 마트 등은 제품 가격이 바뀔 때마다 마트 직원이 일일이 제품 라벨을 만들어 수작업으로 교체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홈플러스와 이마트가 ESL 파일럿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동수원점과 금천점에서, 이마트는 성수점에서 ESL이 시범 운영되고 있고, 이마트 용산점에서도 곧 ESL이 사용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파일럿 사업을 통해 시스템 오류 등을 점검하고, 연내 국내 마트에 ESL을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ESL 시장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이미 수백개 마트에서 삼성전기 ESL이 적용되고 있다.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 매장 수백 곳을 포함해 유럽의 수많은 리테일 업체가 삼성전기의 ESL을 이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활발한 홍보 활동을 실시하고 거래선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앞선 1월 미국에서 열린 ‘뉴욕 유통전시회(NRF)’와 2월 독일에서 개최된 ‘유로숍 2014’에 참가해 ESL 솔루션을 선보였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 이어 이달 14일과 15일(현지시간)에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커스토머 쇼(Customer Show)’에 참가해 다양한 ESL 솔루션을 홍보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ESL의 세계 시장 규모는 5억2000만 달러(약 5600억원)로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오는 2017년에는 19억 달러(약 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