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정원장 전격 경질...박근혜 대통령, 왜 남재준 버렸나

입력 2014-05-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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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김장수 경질

▲사진=뉴시스

남재준 국정원장이 전격 경질됐다. 국정원 직원이 서울시공무원 간첩 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후에도 남재준 원장의 유임 방침을 고수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교체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박 대통령이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사표를 수리했으며, 후임 인선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형식은 사표 수리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경질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다만 새누리당은 6월 지방선거 후에 국정원장 교체 등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서울시 간첩사건의 의혹이 드러난 후 남재준 원장의 즉각 경질을 주장했다.

결국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한 책임과 함께 세월호 참사 후 현 정권에 대한 거센 인적쇄신 요구가 맞물리면서 박 대통령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체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남재준 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원장으로 임명된지 1년 3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9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 남재준 국정원장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이 '악'하는 소리가 날 수 있을 정도로 인적쇄신과 개각을 하지 않으면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의 분노는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박지원 의원의 설명이다.

앞서 남재준 국정원장은 세월호 침몰사고 전날인 지난달 15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남재준 원장은 "'유우성 간첩사건'과 관련한 증거 서류 조작 의혹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며 "일부 직원들이 증거 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당시 국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3분에 그쳤다. '일부 직원들의 증거 위조'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했다. 여기다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또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남재준 국정원장 지키기에 나서면서 비난여론이 거세졌다.

이날 청와대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컨트롤타워 논란을 불러일으킨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사표도 수리됐다고 전했다. 김장수 안보실장은 세월호 참사 수습과 관련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재난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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