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이건호 행장·정병기 감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사외이사들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23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지 못하고 끝났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전산시스템 변경 결정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는 전산시스템 변경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리스크 부분이 축소되는 등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이사회에 보고하려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사외이사들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행장과 정 감사가 지난 4월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신청을 검토하는가 하면 그 외에도 모든 가능한 법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사외이사 6명과 사내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중웅 이사회 의장은 옛 재무부 출신으로 현대경제연구원장과 현대증권 회장을 지냈다. 오갑수 감사위원장은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며, 강희복 사외이사는 조폐공사 사장을 지냈다. 박재환 사외이사는 한국은행 부총재보 출신이다. 학계 출신으로는 송명섭 중앙대 교수와 조인호 덕성여대 법학과 교수가 포함돼 있다.
이 행장과 정 감사를 제외한 사내이사들은 지난 4월 사외이사들과 같이 유닉스 전환에 표를 던져 2대8로 유닉스로 전환이 결정된 바 있다.
한편 국민은행 이사회는 다음 주 중 다시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 자리에서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감사보고서 채택 여부를 재논의키로 한 만큼 유닉스 전환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