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였던 남유럽 그리스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 되면서 유로존의 경기 회복세에 대한 낙관론이 재부각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3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B’로 올린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기존의 ‘안정적’을 유지했다.
피치는 그리스 경제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로 되돌아가고 있음을 강조하며 “그리스가 지난해 기초재정수지에서 흑자를 달성하며 국제채권단과 합의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상향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그리스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서고 있으며 경제 지표들도 그리스가 올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BBB-’에서 ‘BBB’로 상향했다. 신용등급 전망은 그대로 ‘안정적’을 제시했다. S&P의 스페인 신용등급이 개선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피치와 무디스도 지난 4월과 2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올렸다.
S&P는 2010년 이후 스페인의 구조 개혁 노력의 결과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세와 국가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실업률도 꾸준히 회복되고 금융 시스템도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S&P의 스페인 등급 상향은 지난 2009년 강등 이후 처음이다. 강등 전 스페인의 신용등급은 가장 높은 ‘AAA’였다.
S&P는 스페인의 2015~2016년 평균 실질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1.2%에서 1.6%로 끌어올렸다.
이에 대해 통신은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이었던 아일랜드·포르투갈·그리스로 투자자들이 다시 발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스페인 역시 자본조달비용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려갔으며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끝났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전날 발표된 유로존 5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0을 기록, 시장 전망과 부합하면서 이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져 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여전히 불안한 요소는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은 이날 발표되는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의 기업환경지수(BCI)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BCI가 5월 110.9로 전월(111.2)에서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책을 이르면 다음 달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