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일정으로 중동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을 방문해 베들레헴에 있는 분리장벽 앞에서 기도를 올리며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의 분쟁이 종식되기를 기원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전날 요르단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헬기를 이용해 팔레스타인 영토인 베들레헴에 도착했다.
전임 교황들과 달리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팔레스타인에 들어간 것이다. 교황은 이날 베들레헴에서 예수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장소 근처의 구유광장에서 공개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교황은 8m 높이의 분리장벽 앞에서 5분간 멈춰서서 기도를 올렸다. 이 벽면에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낙서가 새겨져 있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교황이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바로 팔레스타인으로 들어가고 분리장벽 앞에서 기도를 올린 것에 대해 바티칸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한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교황은 베들레헴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종식을 촉구하고 2국가 해법을 지지했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국가를 세워 양측의 분쟁을 끝내는 것이 핵심이다.
교황은 이날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이동해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회담하고 예루살렘에서는 동방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와 만나 가톨릭과 동방정교회 간의 우호선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교황은 또 압바스 수반과 페레스 대통령에게 바티칸에서 평화회담을 갖자고 초청했으며 두 사람 모두 교황의 초청을 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