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은 “‘밀회’ 속 오혜원의 삶이 곧 내 삶이었다” [스타인터뷰]

입력 2014-05-2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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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월화드라마 '밀회'에서 서한예술재단산하 아트센터 대표 서영우 역을 맡은 김혜은.(사진=윈앤원스타즈)

“‘밀회’ 속 오혜원의 삶이 곧 내 삶이었다.”

화제를 이끌며 종영한 JTBC 드라마 ‘밀회’에서 오혜원(김희애)과 갈등의 대척점에 섰던 서한그룹 회장(김용건)의 딸 서영우를 연기한 김혜은의 전언이다.

‘밀회’가 종영하자, 수많은 시청자들은 혜원의 삶과 선택에 공감하고 함께 눈물 흘렸다. 호화로운 삶을 영위하지만, 진짜 내 것은 아니었다. 자존심을 팔아야지만, 얻을 수 있는 댓가였다.

시청자, 우리 모두가 오혜원과 다름 아니었음을 겸허히 느낀 것은 ‘밀회’가 남긴 메시지였다. 타인이 가름해온 가치기준에 의해 자신의 삶을 내걸어온 것은 실상 우리 모두였다. 여기서 비껴나갈 수 있는 존재들은 몇이나 될까. 21일 만난 배우 김혜은은 ‘밀회’를 통해 느낀 깊은 자기 본질에 대한 성찰로부터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한성숙(심혜진), 우리 아버지 서 회장, 모든 인물들 중 깨끗한 인간들이 누가 있을까요. 욕망에 가득찬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선재(유아인)라는 순수를 만났을 때, 그 가치 기준이 뒤집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죠. 과연 절대적 가치가 있었나. 그 순수 앞에 내가 부끄럽다는 걸 느끼게 된 겁니다.”

▲JTBC 월화드라마 '밀회'에서 재벌가 외동딸 서영우를 연기한 김혜은.(사진=JTBC)

극 중 서영우는 부와 권력으로 동기동창인 혜원을 고용하고 그 위에 군림하지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성장배경으로 인해 늘 외로움이 결핍된 채 패악질을 일삼는다.

“재벌가 외동딸이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삼류인생이죠. 돈 주고 사랑을 사면서도 사랑을 구걸하고요. 그 역할을 어떻게 신랄하게 표현할까 공부했는데요. 악녀지만 아픔을 간직한 그녀에 집중하는 과정이 실제 제 자신을 겸허하게 만듭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여사장의 역할도 그랬고요. 반전처럼 화려하지만 아픔이 있는 삶에 더욱 애정이 간답니다.”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는 그녀는 늘 그 여정 속에서 자신의 실제 삶을 반추한다고 털어놨다. 캐릭터 연구가 곧 인생 공부라는 김혜은은 실제로 명문대학교 성악과 출신, MBC 기상캐스터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시청자와 만나는 작업이 그 무엇보다도 진솔한 소통이라고 여긴다는 김혜은의 고백은 늘 지금처럼 온 몸을 내던지는 연기 인생의 길을 걷겠노라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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