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신호기 관리를 소홀히 한 신호팀 직원과 관제사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선행열차 기관사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사고를 수사한 결과, 당일 새벽 신호 오류를 발견하고도 묵인한 신호팀 직원 김모(45)씨, 신호관리소장 공모(58)씨, 신호관리소 부소장 오모(54)씨와 최모(56)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 이외에도 신호팀 직원 김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2일 오전 1시 30분께 열차 자동정지장치(ATS) 감시모니터에서 신호 오류를 발견했지만 단순 표시 오류로 판단, 선로 현장에 들어가 오류의 원인을 수리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신호 오류 사실을 발견한 즉시 부소장 오씨에게 알렸지만 오류를 시정하려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호관리소장 공씨는 2일 오전 9시께 근무를 교대한 부소장 오씨로부터 오류 사실을 전해 들었지만 부소장 최씨에게 민간 관리업체에 연락하라는 지시만 했을뿐 현장을 따로 확인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은 부소장 최씨에 대해서는 소장으로부터 민간 관리업체에 신호표시 오류에 대해 연락하라는 지시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사고 구역을 직접 감시하는 관제사 박모(45)씨와 수석관제사 김모(48)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관제사 박씨는 사고 구역에서 선행 열차가 계속 지연 운행을 했지만 회복운행을 지시하지 않았으며 후행 열차에도 앞 열차가 상왕십리역에서 정차한 사실을 연락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일 운전관제 근무 책임자로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 관제사 차장 권모(56)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선행열차를 운전했던 기관사 박모(49)씨도 열차 지연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기관사 박씨는 지연 운행을 하던 중 상왕십리역에서 스크린 도어가 세 번이나 오작동하는 바람에 출발이 약 1분 30초가량 늦어졌지만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지난 2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잠실 방향으로 가는 열차가 앞에 멈춰 서 있다 출발하려는 선행 열차를 뒤에서 들이받으면서 일어났다.
사고로 승객 391명이 골절, 뇌출혈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으며 전동차가 파손돼 당일 운행이 정지됐다.
경찰과 서울메트로 등은 지난달 29일 오전 1시 10분께 지하철 2호선 각 신호 구간의 열차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데이터 변경 작업을 한 이후 같은 날 오전 3시 10분께부터 신호체계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