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9시께 화재가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고양종합버스터미널 건물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현장을 지켜본 한 시민은 "불이야 소리가 곳곳에서 나고, 검은 연기가 자욱해 숨을 쉴 수 없었다. 출구를 못찾아 소리 지르고 아수라장이었다"고 전했다.
지상 7층, 지하 5층으로 된 고양종합터미널은 시외버스 터미널을 비롯해 대형마트, 쇼핑센터, 영화관이 입점해 있는 다중이용시설이다. 규모는 2만여㎡다.
화재가 난 오전 9시께는 버스터미널 이용 출근 승객들이 많이 빠져나간데다 홈플러스 개장 시각이라서 시민들이 아주 많은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불이 완전히 꺼지기까지 약 20여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망자 5명을 비롯해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스프링클러(살수기)가 작동했지만 통로를 타고 검은 연기가 빠른 속도로 건물을 뒤덮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터미널 등 시설 운영주 측의 대피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대피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주부 장모(42·여)씨는 "터미널로 올라가는 길에 에스컬레이터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와서 봤더니 갑자기 불이 확 올라왔다"면서 "'뛰어! 대피해!'라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서 그 자리에 짐 내려놓고 애들 데리고 대피했다"고 전했다.
또 자녀를 버스에 태워주기 위해 터미널에 있었던 박 모(45)씨는 "1층에서 2층 에스컬레이터로 '퍽'하는 소리와 함께 불과 연기가 솟아오르고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가득 찼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화재는 지하 1층에 위치한 푸드코트 내 입점 준비로 용접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