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6일 밤, 일본 토쿄시내 위치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구전문업체 우치다 본사 1층 VIP 파티룸.
일본 도쿄 빅사이트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최대 IT전시회인 ‘2014 JAPAN IT week’ 행사가 끝난 이 날 밤, 지란지교소프트 오치영 대표는 깊은 감회에 빠져든다.
이날 저녁, 지란지교는 트라이포드웍스, 포발 등 지란소프트(해외에서는 지란소프트로 통한다) SW를 유통판매하고 있는 일본내에서 제법 규모가 큰 업체 대표이사를 비롯한 유통채널 비즈니스 파트너 60여 명을 초대, ‘2014 지란지교소프트 파트너데이’ 디너파티 행사를 개최했다.
10년전 일본에 처음 진출, 맨땅에 헤딩하며 느꼈던 절망감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오 대표는 이젠 웬만한 SW유통 메이저들이 자사 제품을 유통할만큼, 탄탄한 파트너 채널을 갖추고 있는 데다, 매년 성장세를 보이는 일본지사의 저력에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란지교소프트는 일본 진출 10년 만에 5000개 기업고객을 확보할 만큼 탄탄한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오 대표가 디너파티를 통해 일본 현지 파트너사에 대해 늘 깍듯한 예우를 하는 것은 이런 10년간의 노고와 실적때문이다.
“앞으로도 지란소프트는 여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늘 함께할 것입니다”
[파트너데이에서 초대사를 하는 지란지교 오치영 대표]
[일본법인 지란소프트가 연 파트너데이에서 참석자들이 오치영 대표 환영사에 환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지란소프트 파트너데이에 참석한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디너파티를 즐기고 있는 모습]
오 대표의 디너파티 초대사를 시작으로 이날 파트너데이 파티는 밤 10시를 훌쩍 넘겨 3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지란지교는 파트너사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고, 파트너사들 역시 정성을 다하는 지란소프트의 기업문화에 고마워하는 분위기였다.
지란지교는 현재 일본 및 미국,싱가포르에 지사를 갖고 있으며, 일본에는 현지 개발파트도 별도 운영할만큼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의 SW판매로만 지난해 73억 원, 100억 원대를 낙관한다. 하드웨어없이 순수 SW로만 100억 원대 수출은 국내 SW산업 현실에 비추어볼 때 대단한 수치다.
국내 SW업체중 연간 100억 원대가 넘는 수출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업체는 보안업체인 윈스테크넷, 원격리모트 솔루션업체인 알소프트 정도 등 서너 개사에 불과하다.
그만큼 한국산 SW는 아직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주도업체에 밀려 2류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최근 모바일클라우드 SW인 다이렉트박스와 다이렉트프린트, 다이렉트스팟 등 3종 패키지 솔루션을 공개, 박스닷넷을 판매중인 미국 업체와 한판승부를 선언했다.
오 대표는 오랜 글로벌 사업 경험을 토대로 이번 신제품의 일본 출시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올해로 창업 20년차를 맞는 오치영 대표는 보안업계에선 반듯하게 정직하게 사업하는 CEO로 알려졌다. 충남대 출신인 그는 대학재학중 창업, 성공가도를 달리는 그는 대전을 대표하는 벤처기업가로 통한다.
그는 올해로 일본 전시회에 8년째 참가하고 있다. 매번 전시회에 살다시피 하는 오 대표의 전시회 영업철학을 남다르다.
오 사장은 "전시회 기간동안 카탈로그 나눠주며 신규파트너를 모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지란지교와 함께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기존의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컨택했던 일본내 유통관련 사업파트너들을 모두 초대합니다. 지란지교의 경영철학과 글로벌전략을 공유하고,이들을 한데 묶는데 가장 역점을 두죠”
그가 매년 파트너데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명 벤처기업이 일본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 현지 파트너사와의 신뢰관계가 핵심이었다는 사실을 몸으로 절감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비즈니스 메이킹 포인트를 찾아내는 것입니다.이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결국 비즈니스가 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지란지교 오치영 대표가 5월 16일 도쿄에서 열린 저팬IT위크 전시회장에서 제품설명을 하는 모습]
[오치영 대표가 5월 16일 도쿄에서 열린 저팬IT위크 전시회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오치영 대표의 일본시장 진출 성공기가 궁금하다. 오 대표가 제시하는 10가지 글로벌사업 성공 노하우를 살펴보자.
① 국가별 시장상황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라
오 대표는 나라별 고객 반응과 시장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 이에 맞는 방향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일본내 큰 고객은 우리 같은 벤처기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큰 유통회사 역시 한국산 SW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일본 대기업을 직접 공략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그는 처음부터 일본내 중소기업 고객을 타깃으로 잡았다.
② 올바른 비즈니스 파트너 물색에 승부를 걸어라
오 대표는 일본내 파트너 선정기준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을 택했다. 트라이포드워크란 일본 유통회사는 이런 과정을 거쳐 지란지교와 파트너관계를 맺었고, 지금까지 함께 일을 있다.
작은 회사는 결국 지란지교를 위해 몰입할 수 있고, 또 이런 회사가 결국 대기업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③ 무조건 최선을 다해 파트너사에 잘해주라
오 사장은 파트너사가 정해지면 무조건 최선을 다해 잘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주 만나고, 사장이 직접 현지에 찾아가야 한다는 것.
“해외사업은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챙겨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믿고, 그런 신뢰가 쌓여야 비즈니스가 시작될수 있는 거죠”
디자인웍스사 제이비어 CEO는 왜 지란소프트 제품을 선택했느 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한다.
“우리는 제품을 선택할 때 그 회사의 유산과 팀이 과연 헌신적인 가를 봅니다. 지란소프트는 이 두가지를 갖춘 보기힘든 조합의 회사입니다. 사람들은 팀을 갖추지 않거나, 준비없이는 등산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또 리스크와 보상에 대한 균형감없이 산을 오르지 말라고 하죠. 저는 지란소프트와 제품만 있다면 어떤 산도 오를 수 있습니다”
④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
오 사장은 일본시장은 첫번째도 신뢰,두번째도 신뢰라고 지적한다. “무조건 최선을 다해 잘해주다 보면, 파트너사가 하나씩 거래를 성사시킵니다. 그러면 그 이후에는 비즈니스가 계속 늘어납니다”
일본 시장은 비즈니스가 한번 개시되면 매출은 절대 줄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⑤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챙겨라
“본사와 일본 파트너사간 실무자대 실무자만 맡겨서는 절대 안 됩니다” 오 대표는 새롭게 특정 국가에 진출할 경우, 절대 실무자에 맡겨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해외사업은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나서야 합니다. 언어적 문화적 차이가 있는 데다, 마케팅과 기술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없는 실무자간 회의를 하다보면 의사결정권자가 직접 나설때보다 4배 이상 많은 단계가 생겨날 수 밖에 없죠. 마케팅이든 기술이든 곧바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일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그가 매주 일본 출장길에 오르는 이유다. 실제 그는 매주 초는 한국 본사에, 주중에는 늘 도쿄 지사에서 업무를 본다. 오 대표가 이렇게 본사와 일본지사 두 군데 근무를 한 게 벌써 3년째다.
⑥ 1등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지에서 원하는 제품을 판매하라
그는 처음에는 1등 제품만 들고 도전하는데, 대부분 실패한다고 지적한다. 나라별로 고객 요구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게 매우 중요하단다.
지란지교는 이 때문에 이제는 현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출시한다. 즉 신제품 개발 자체를 현지화한다는 개념이다.
파트너사인 트라이포드웍스(TPW) 사사키 켄이치 CEO는 지란소프트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지란소프트는 자유로운 발상과 그 아이디어를 빠르게 제품화하는 개발능력을 겸비하고 있습니다. 항상 일본시장을 현지 관점에서 이해하고 대응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오 대표가 10년간 일본시장에 투자해 결실을 거두기 시작한 것은 이런 기나긴 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 사장은 한미일 IT기업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미국 기업은 절대 미국 이외 고객사 요구를 따로 맞춰주지 않습니다.왜냐하면 미국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외 고객은 알아서 맞춰 제품을 쓰라는 주의입니다. 굳이 자잘하게 최적화해 줄 필요성을 못느끼는 거죠”
“일본 기업은 신기술을 잘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정해진 방식대로는 원칙대로 잘하지만, 한국 기업처럼 탄력적으로 신기술을 흡수해 변형된 방식을 내놓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은 퀄리티는 떨어지지만, 잘 맞춰줍니다. 그게 강점입니다”
오치영 대표는 요즘 글로벌시장에서의 비즈니스 파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비즈니스파워가 중요합니다. 결국, 한국 기업이 일본 와서 얼마나 비즈니스를 제대로 하느냐가 중요하죠. 지란소프트의 비즈니스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가 매년 아시아권 사업 파트너사를 늘리고 또한 이들을 일본 현지에서 초대해 저녁파티를 여는 파트너데이 행사를 매우 의미있게 평가한다.
실제 한국 SW업체중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사를 모아놓고 파티하고 격려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모 국내 항공사 수,토요일 김포공항과 도쿄 하네다공항을 오가는 스튜어디스들은 지란지교 오치영 사장이 무슨 식사를 하고, 무슨 신문을 주로 찾는 지 거의 다 안다.
매주 화요일이나 수요일 한주도 빠지지 않고 하네다공항행 비행기에 오르고, 금, 토 같은 비행기로 귀국하기를 1년 넘게 하고있기 때문이다.
오치영 사장은 국내 SW 벤처기업 중에는 드물게 성공적으로 글로벌사업을 하고 있는 CEO중 한 명으로 꼽힌다.
국내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오 대표의 글로벌 행보가 다음에는 어떤나라에서 결실을 거두면 코리아산 SW위상을 더욱 높여나갈지 관심을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