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오후 세월호 참사로 무기한 연기했다가 40여일만에 공공기관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워크숍에서 부산항만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마사회 등은 노사와의 합의를 통해 1인당 복리후생비 감축 등 방만경영 개선 사례를 발표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방만경영 기관 지정으로 심각한 노ㆍ사, 노ㆍ노 갈등에도 노사합의를 통해 공공기관 최초로 방만경영을 조기졸업했다. 1인당 복리후생비를 38.2% 삭감하기로 하고 방만경영 개선을 위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퇴직금 가산제 폐지 등 15개 항목에 대한 제도 개선도 완료했다.
당초 부산항만 공사는 정부의 방만경영 지정으로 복지후퇴와 단체협약 개정에 대한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야 했다. 조기 경영개선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으면 노조는 복지회복을 위한 기관장 각서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상급노조에서 연대투쟁 지침이 내려오고 개별교섭 및 단체교섭권을 위임하라는 요구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부산항만공사는 기관장과 노조집행부 간의 긴밀한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물동량 감소와 부산항 파업 위기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노사간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뤄냈다. 법과 원칙에 따라 기관장과 노조간의 이면합의가 불가하다는 원칙도 내세웠다.
기관장과 노조집행부가 공동으로 직원들과의 일대일 면담 등을 통해 직원설득에 나섰으며 노조위원장은 상급 노조를 직접 방문해 부산항 위기상황에서 조기 경영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피력해 지난 2월말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방만경영 개선 성과를 이뤄냈다.
무역보험공사도 복리후생비를 작년 591만원에서 올해 401만원으로 32.1%를 감축하기로 하고 이같은 개선 계획을 1분기 내 이행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경조사비와 학자금 지원, 휴가제도 등 11개 사항을 공무원 수준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러한 방만경영 조기 타결 요구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이 잇따랐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양대 노조의 공공부문 대책위원회 이탈에 대한 집행부의 부담도 컸다. 그러나 공사 측은 이면합의 없이 1분 기 내 타결한다는 원칙하에 단호한 협상 자세를 견지했고 대학입학 축하금 지급 폐지, 학자금 지원 축소, 장기근속 격려금 지급폐지 등 상급직원이 선도적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 하급직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경영진 또한 기관장과 전 직원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기관장은 공채 기수별 직접 만남과 13개 지사 순회 방문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정상화 계획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
공사는 향후 경쟁원리를 도입, 성과가 저조한 간부직원을 보직 해임함으로써 공공기관 직원의 ‘철밥통’ 의식을 철폐하기로 했다. 아울러 부패 임직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극 추진하는 등 윤리경영도 강화할 예정이다.
1인당 복리후생비 41% 축소 목표르 내 건 마사회는 방만경영 해소를 단순한 복리후생비 축소 차원이 아닌 ‘경영혁신’의 문제로 봤다. 의식문화 혁신과 제도혁신, 실천혁신 등의 전략 하에 노조와의 20여차례 실무 협의, 전국 사업장 설명회, 기관장의 노조위원장 직접 설득(4차례 대면협의) 등에 나섰다. 그 결과 전체 25개 개선 대상 과제 등 직원가족 건강검진비 지원 폐지 등 23개 과제를 폐지하기로 했으며 경영평가성과급을 평균 임금에서 제외하고 고용안정위원회도 없애기로 했다.
한편 원전 비리로 물의를 빚은 한국수력원자력은 구매제도에 대한 개혁 작업을 통해 원전 산업계와 유착 비리를 근절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위해 고위 퇴직자 등을 대상으로 민간 협력업체 재취업을 2년간 금지하고 퇴직자 고용 업체를 입찰 평가에서 감점 처리하기로 했다. 또 입찰 담함 징후 포착시스템을 구축하고 납품시 제3기관의 재검증을 도입하고 시험성적서 원본 확인이 의무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