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체, 한국소비자는 봉?

입력 2014-05-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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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다 3000여만원 비싸…“고가정책으로 폭리” 지적에 “옵션이 다르다” 해명

수입차의 한국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많게는 3000만원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자 각 업체들이 타 국가보다 고가로 가격을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국내 수입차 판매 1위인 BMW의 미국 판매 사이트에 따르면, 현지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생산되는‘X5 xDrive35d’의 생산자권장가격(MSPR)은 사양에 따라 5만6600달러부터 시작된다. 이를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5799만원이며, 여기에 평균 7%대의 미국 판매세를 적용하면 X5의 현지 판매 가격은 약 6205만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에 수입되는 ‘X5 xDrive30d’는 국내에서 9330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성능의 차급이지만 한국의 판매가격이 미국보다 3125만원 비싸다.

BMW ‘X3 xDrive28i’의 미국 판매가격은 4만400달러(약 4429만원, 이하 판매세 포함)다. 같은 차량은 국내에서 2411만원이 더 비싼 6840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토요타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 수입되는 ‘아발론’도 한국과 미국 간 가격 차이가 있다. 아발론 3.5ℓ 가솔린의 미국 최고급 사양 가격은 3만9650달러(약 4347만원)이지만, 해당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543만원 비싼 4890만원이다.

이에 대해 이들 업체 관계자는 “한국에 들어오는 제품은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옵션들이 기본 장착돼 있는 고급 사양이라 가격 차이가 난다”며 “국내와 미국의 판매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옵션을 모두 적용해도 3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시각이다.

미국 내 생산기지가 없는 수입차 업체도 국내 판매가격을 다른 국가보다 크게 부풀리고 있다.

포르쉐는 독일에서 생산하는 ‘마칸 S’를 미국에서 4만9900달러(5471만원)로 책정했다. 그러나 포르쉐코리아는 같은 모델을 지난 20일 국내 출시하면서 미국보다 2769만원 비싼 824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날 김근탁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가격을 결정할 때는 전체적인 시장 규모도 반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수입차가 국내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자동차의 해외 직접구매(직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서 차량을 들여오는 병행수입이 최근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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