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제과그룹이 창업주 3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그룹 오너인 윤영달(61) 회장의 장남 윤석빈(35) 크라운베이커리 상무가 전격적으로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크라운제과의 경영 일선에 나선다.
◆윤영달 회장 장남 크라운제과 첫 이사 선임
25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오는 30일 신규 이사 4명 및 감사 2명 선임을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의 이사 후보 중 눈길을 잡아 끄는 인물은 단연 윤석빈 크라운베이커리 상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윤 상무는 윤 회장의 아들로 이번 주총을 통해 처음으로 크라운제과의 이사로 선임된다”며 “다만 4명의 이사 후보중 3명은 상근 사내이사이고, 윤상무는 비상근 사외이사직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비록 비상근직이기는 하지만 윤 상무가 이번 주총을 통해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크라운제과의 경영 일선에 처음으로 포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미시건주 크랜브룩미술대학(CRANBROOK ACADEMY OF ART)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진 윤 상무는 현재 크라운제과 계열사인 크라운케이커리의 마케팅 업무에 관여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향후 경영권 승계 위한 사전 정지작업 해석
크라운·해테제과그룹은 실질적 지주회사인 크라운제과를 중심으로 해태제과·크라운스낵·두라프드·가서안제과상해식품유한공사(제과), 해성농림(부동산임대), 크라운ENG(기계제조), 크라운TLS(운송), 크라운애드·누리기획(광고), 크라운베이커리(제빵), 크라운I&J(유가공), 상해가서안식품유한공사(무역) 등 12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이다.
특히 고(故) 윤태현 선대 회장이 1947년 서울역 부근에 세운 제과점 영일당에서 출발한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초 제과업계 2위인 해태제과를 인수, 33%(3월말 기준)의 시장점유율로 1위업체인 롯데제과(39%)와 자웅을 겨룰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 1968년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윤 회장이 1971년 입사, 1995년 크라운스낵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선대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지 12년만이다.
◆제과업계 2위 중견그룹 ‘3세 체제’ 안착 관심
이렇듯 괄목할 만한 영토확장을 하고 있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이 이제 윤 상무의 경영일선 포진으로 창업주에 이어 윤 회장, 윤 상무로 이어지는 ‘3세 경영체제’의 본격적인 닻을 올릴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도 이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윤 상무가 크라운제과에 대한 보유 지분이 없어 이번 이사 선임을 아직까지는 2세 경영구도로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다만 중장기적 차원에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과시장 1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새로운 경영 체제가 앞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