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 청약 몰리는데 수도권 1순위 이달 ‘완판’ 1곳도 없어

입력 2014-05-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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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대책 이후 아파트 신규분양 지역별 양극화 심화

▲아파트 신규분양 시장에서 지역별 양극화가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최근 평균 2.06 대 1로 순위내 청약을 마감한 당진2차 푸르지오 견본주택. 사진제공 대우건설

올 들어 잘 나가던 분양시장에 최근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장사가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이 확연히 차이나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이 갈수록 보수적으로 접근하는데다 6·4 지방선거와 월드컵이란 큰 행사를 앞두고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도 이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29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2·26 대책 이후 지난 23일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94개 단지(5만3659가구) 가운데 전평형 1순위에서 마감된 ‘완판’ 단지는 28곳(1만1125가구)에 그쳤다.

지방에 비해 수도권의 분양 실적은 훨씬 저조했다. 28개 완판 단지 가운데 수도권 소재는 동탄2신도시의 경남아너스빌, 신안인스빌리베라2차 등 2곳에 불과했다.

특히 이달 들어 서울·수도권에 신규 분양한 13개 단지(총 1만8641가구)의 1~3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0.86 대 1에 그쳐 전달(1.73 대 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1순위에서 청약 마감한 ‘완판’ 단지는 한 곳도 없었다.

김포한강신도시 부근 한강센트럴자이는 3순위 청약에서도 절반 이상이 미분양됐고, 미사강변 푸르지오 2차도 1066가구 중 312가구가 3순위까지 미달됐다. 세종종합건설이 공급한 ‘시흥 배곧 골드클래스’ 아파트(전용 65~83㎡)는 1~3순위 청약에서 690가구 모집에 불과 32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3~4월 서울 강남·강서구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등에서 잇따라 분양한 ‘아크로힐스 논현’과 ‘마곡 힐스테이트’, ‘동탄2신안인스빌리베라2차’, ‘동탄2경남아너스빌’ 아파트 등이 1순위 마감 행진을 펼친 것과 대조적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건설사들이 분양시장 훈풍을 등에 업고 물량을 밀어내는 악습을 반복하는 반면 똑똑해진 수요자들이 깐깐한 선택에 나서면서 분양시장에서도 지역별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같은 지역별로 청약결과가 엇갈리는 상황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분양한 서울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2차’는 3순위에 1.61 대 1로 순위 내 마감을 했다. 하지만 목동 생활권에서 10여년 만에 나온 새 아파트로 기대를 모은 ‘목동 힐스테이트’는 상당수의 주택형이 3순위에서 미달됐다.

동탄2신도시는 시범단지에 따라 온도차가 컸다. 시범단지와 인접해 있는 ‘동탄2 신안인스빌리베라2차’는 지난달 초 4.1 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하지만 이달 중순에 분양한 ‘금강펜테리움’은 일부 주택형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방과 수도권의 온도 차도 여전히 크다. 4, 5월 공급된 신규 아파트 중 두 자릿수 이상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곳은 대구 북구 칠성동2가 ‘오페라삼정그린코아더베스트’(76.9 대 1), 부산 금정구 구서동 ‘구서SK뷰 1단지’(40.1 대 1) 등 지방에 집중됐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이 입지와 가격 면에서 향후 투자가치가 있는 물량에만 집중 청약하고 있어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반기로 분양 시기를 늦추는 사업장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은 세종시 핵심 주거지역인 2-2 생활권에서 다음달 예정했던 아파트 분양 시기를 오는 9월로 미뤘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일정이 늦어졌고 지방선거와 월드겁을 감안해 9월 이후 가을 분양 시장을 노리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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