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8·넥센 히어로즈)의 괴력이 연일 화제다.
박병호는 2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시즌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2홈런을 몰아치며 이 부문 단독선두(19개)를 지켰다.
박병호는 1회말 상대 선발투수 조조 레이예스(30)의 초구(128㎞)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115m짜리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5회 1사 3루 상황에서는 레이예스의 초구(135㎞)를 노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비거리 125m)을 만들어냈다.
이로써 박병호는 시즌 18·19호 홈런을 작렬하며 신들린 타격 감각을 이어갔다. 27일 현재 44경기를 치른 넥센은 앞으로 84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따라서 55~56개는 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박병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해 레이예스와는 첫 상대였는데,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 주효했다. 오늘을 계기로 선수들 모두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홈런 기록에 관해서는 대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박병호의 홈런 레이스는 경희롭다. 한·미·일 3국 프로야구를 통틀어 19개의 홈런을 친 선수는 박병호뿐이기 때문이다. 또 37개의 홈런을 친 지난해 5월은 9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친 반면 올해는 2배 이상의 홈런을 쳐내고 있다. 타격 감각이 절정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박병호는 27일 경기에서 레이예스의 유인구가 낮게 제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중심에 맞추며 홈런을 만들어냈다. 강력한 파워에 정교함까지 더해졌다는 증거다.
박병호의 홈런 독주는 시즌 전부터 예고됐다. 2012년 31개에 이어 지난해에는 37개를 쳐내 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 홈런 신기록은 지난 2003년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이 기록한 56호다. 이 페이스라면 신기록까지는 아니라도 11년 만의 50홈런 달성은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타자들도 박병호의 물오른 타격감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기아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브렛 필(30)은 “박병호는 좋은 타자다. 힘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 같다. 타구를 모든 방향으로 골고루 보내는 것이 인상적이다. 타격 밸런스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박병호의 홈런 신기록 도전에 대해 낙관적이지는 않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 56홈런을 기록할 당시 40경기 만에 19호 홈런을 때려냈다. 박병호보다 4경기 빨라 힘겨운 도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팀당 경기 수도 적다. 2003년은 8팀이 팀당 133경기를 소화한 반면 올해는 9팀이 팀당 128경기를 치른다.
무엇보다 체력관리가 관건이다. 한여름 무더위와 장마철 경기 취소 시 타격감을 잃을 수 있는 만큼 타격감 유지와 체련관리가 박병호의 홈런 레이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