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창뮤직과 야마하뮤직코리아가 같은 날 디지털피아노 신제품을 출시하며 정면충돌했다. 국내 디지털피아노 시장의 70%를 점령하고 있는 두 업체는 정체된 피아노 시장을 전자악기로 공략하며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영창뮤직이 29일 내놓은 신제품은 2년간 1000만 달러 이상의 R&D 비용을 들여 완성한 디지털피아노 ‘안단테 시리즈’ 3종이다. 안단테 시리즈는 영창뮤직이 6단계의 다이내믹 벨로시티를 구현한 제품이다. 벨로시티란 실제 피아노처럼 건반을 누르는 강도에 따라 각각 다른 소리가 들리게 만드는 기술이다. 지금까지의 디지털피아노는 1단계에서 최대 4단계까지 표현하는 데 머물러 있었다.
서창환 영창뮤직 대표는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완성한 고성능 제품”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실제로 이번 신제품을 위해 오랜 시간 연구개발비를 들여 신기술 개발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왔다. 이를 통해 디지털피아노에서도 원음과 같은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했다. 신제품의 원음은 독일 그랜드피아노를 샘플링한 음색을 기본으로 했다.
서 대표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디사이저 전용 음원 반도체 MARA가 듀얼 구조로 탑재돼 있어 기존 제품보다 뛰어난 동시 발음 성능을 발휘한다”며 “벨로시티 수가 증가하면서 훨씬 더 섬세한 음을 표현해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영창뮤직은 안단테 시리즈 중 CUP110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내달 CUP2A와 CUP120 모델을 출시할 에정이다. 이어 미국과 유럽 지역에 순차적으로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영창뮤직이 신제품을 내놓은 날 공교롭게도 야마하뮤직코리아도 어쿠스틱 피아노의 사운드와 터치감을 재현한 디지털피아노를 선보였다.
야마다 도시카즈 야마하뮤직코리아 대표도 신제품을 소개하는 자료를 통해 “이번 신제품은 3년여에 걸친 국내 시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소비자가 자녀 교육용으로 피아노를 구매한다는 점을 고려해 제작했다”며 “아이들의 음악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어쿠스틱 피아노를 재현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야마하가 내놓은 신제품은 ‘CLP-500 시리즈’로 CLP-525, CLP-535, CLP-545 등 3종이다. 인조 상아 건반을 장착해 실제 피아노와 같은 터치감을 재현했다는 게 강점이다.
야마다 대표는 또 “자녀 교육에 열정이 높은 한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바이엘, 체르니, 하농, 부르크뮐러와 같은 교육용 음원을 디지털피아노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야마하는 디지털피아노뿐만 아니라 관현악기, 신디사이저, 기타 등 소리를 낼 수 있는 모든 악기를 제작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야마하는 국내 디지털피아노 시장에서 영창뮤직에 이어 2위지만, 세계에서는 압도적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야마다 대표는 지난해 4월 취임 당시 “전자악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야마하의 125년 전통을 바탕으로 악기음향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