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업계가 6월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조심스럽게 ‘월드컵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러나 예전 같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는 힘든 분위기다.
지난달 21일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시장에 진출한 롯데주류는 최근 TV광고 마케팅을 개시했다. 앞서 롯데주류는 톱스타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하며, 수백억원대 광고·홍보비를 책정해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준비했지만 세월호 참사에 모두 중단해야만 했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의 첫 맥주라서 기대도 아쉬움도 모두 컸다”면서 “6월을 기점으로 조심스럽게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맥주시장의 양대 산맥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롯데주류에 맞서 각각 리뉴얼 신제품과 에일맥주를 출시했지만, 그간 제대로 된 마케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3일 20년 만에 주력 브랜드인 하이트 맥주를 제조공정까지 바꿔 신제품 수준으로 탄생한 ‘뉴 하이트(New hite)’를 선보였다. 같은 시기 오비맥주도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 정통 영국식 에일맥주 ‘에일스톤’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월드컵과 여름을 겨냥해 곧 전국 대형 할인마트에서 카스와 에일스톤 등 브랜드 무료 시음행사 등의 판촉활동을 시작한다.
하이트진로도 6월 월드컵을 전후로 신제품 뉴 하이트를 본격 홍보할 방침이다. 배우 현빈을 내세운 TV광고도 최근 내보내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감안해 축제 느낌을 배제하고 제품 이미지와 월드컵 이미지를 차용한 광고들만 내보내는 등 업계가 여름 특수와 브라질 월드컵을 위한 마케팅을 조심스럽게 펼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드컵 특수는 예전 같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 대표팀 첫 3경기 시작 시간이 오전 4시, 5시, 7시로 새벽과 아침에 몰려 있다. 더욱이 최근 잇따른 사건·사고로 ‘조용한 응원’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은 맥주판매가 늘어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지만, 올해는 경기 시간대도 따라주지 않았다”면서 “4년 만에 오는 대목을 잡지 못해 업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