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내분사태 도화선이 된 국민은행 주전산시스템 교체가 잠정 보류됐다. 국민은행은 30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7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벌였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만 재확인했다.
31일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임시 이사회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진행중임을 고려해 그 결과가 나올때까지 지난 4월 24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유닉스 기종으로 전환하는 절차의 진행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일 오 위원장을 비롯해 강희복, 송명섭 감사위원은 이사회가 열리기 전인 오후 6시부터 정병기 상임감사로 부터 감사 의견을 청취했다.이후 저녁 8시부터 사외이사들이 합류해 임시 이사회를 진행했다. 회의는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진행됐다.
앞서 국민은행은 경영협의회를 열고 현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유닉스(UNIX)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던 전산시스템 교체 사업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경영협의회는 기존 사업 추진 계획에서는 배제했던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도 입찰 제안 대상에 포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안건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 긴급안건으로 상정됐다.
'뜨거운 감자'였던 감사보고서는 추인됐다. 앞서 정병기 상임감사는 주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었다. 사외이사들은 그 동안 감사보고서가 지적하는 문제점이 이미 지난해 11월 경영협의회 이전에 이미 검토돼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양측의 첨예한 갈등에 내외부 비난이 쏟아지자 먼저 사외이사들이 한발 물러섰다. 임 회장이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을 찾아 내분사태 당사자들에게 "30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원칙과 절차를 존중해 사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국민은행 갈등 봉합의 키를 쥐고 있는 금감원 조사는 다음달 초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