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배로 교수 “세월호 사태로 인한 소비부진·저성장세 모두 정부개입 불필요”

입력 2014-06-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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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상흑자 불황형 흑자 아니다”

▲미국의 저명한 고전주의 거시경제학자인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3가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금융 위기와 한국경제 전망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장 기능을 중시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의 창시자이자 유력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후보로 꼽혀온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는 세월호 사태로 인한 소비부진과 최근 나타난 저성장세에 정부가 추가부양책 등을 통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의 견조한 경상흑자는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2014 한국은행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 중인 배로 교수는 2일 한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 여파에 따른 민간 소비 둔화와 관련해 “국민적인 슬픔을 초래한 재난이었지만 경제적으로는 ‘드문 거시적 재난’(주로 전쟁이나 금융위기로 인해 생산이나 소비가 대폭 감소하는 사태)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소비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인 만큼 정부가 개입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26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고 것이 ‘불황형 흑자’라는 시각이 있는 것에 대해 “한국의 수출이 수입보다 성장세가 더 강하고, 수입, 수출 모두 실질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불황형 흑자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성장세는 과거의 성장세에 비하지는 못하지만 글로벌 추세에서 높은 수준이다”며 “정부가 추가 부양정책을 통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에 대해서는 “합당한 정책”이라며 “자유무역과 자본이동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원화 절상도 찬성한다”고 말했다.

배로 교수는 또 “일본의 사례를 모방하지 말라는 조언을 한국에 하고 싶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은 공공부채 비율, 대규모 공공사업 등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배로 교수는 미국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통화안정 측면에서 저는 양적완화에 반대해 왔다”며 “양적완화 정책은 (정책금리 인하와 달리)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도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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