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3)과 차범근이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췄다.
박지성은 2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글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박지성 자선경기 2014 아시안 드림컵 JS프렌즈와 인도네시아 올스타팀과의 경기에 참가했다.
JS파운데이션(이사장 박지성)이 주최하는 이번 경기에는 박지성을 비롯해 이탈리아 전 국가대표 잔루카 잠브로타, 스테판 엘 샤라위, 인도네시아 축구영웅 밤방 파뭉카스, 정대세, 남태희, 이정수, 석현준, 김상식, 이정수, 박용호 등이 출전, 인도네시아 올스타팀과 맞섰다.
특히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어릴 적 우상이던 차범근 SBS 해설위원과 한 무대에서 플레이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차범근은 후반 34분 교체 투입돼 박지성과 호흡을 맞추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세대는 다르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두 영웅이 같은 무대에서 플레이하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차범근과 박지성이 함께 경기를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범근은 이번 경기 출전을 놓고 망설이다 후배 박지성의 간곡한 부탁으로 경기에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지성은 “차범근 감독님과 함께 뛰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라며 “내 축구 인생에 있어서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벅찬 감동을 표현했다.
박지성과 차범은의 인연은 각별하다. 박지성은 세류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3년 차범근축구대상을 받았다. 당시 박지성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볼 다루는 기술이 좋고 영리했지만 왜소한 체격으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다.
박지성의 가능성에 가장 먼저 주목한 사람은 차범근 위원이었다. 박지성은 차범근 축구대상을 받으러 가기 전날 상보다 영웅인 차범근 위원을 만날 생각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결국 차범근은 박지성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원동력이었다.
이탈리아의 신성 엘 샤라위도 박지성 친성경기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엘 샤라위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시축 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의 JS프렌즈는 전반 10분 정대세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인도네시아 올스타팀의 반격으로 2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고, 전반 40분에는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허용했다. JS프렌즈는 이후 2-2로 균형을 맞췄지만 후반 한골을 더 허용하며 2-3으로 패했다.
사진 캡션 : 경기를 마친 박지성이 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