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설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수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매물로 나온 아이리버 인수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SK텔레콤의 아이리버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업 부문 연계 효과와 자금력 등을 감안하면 유리한 입장이라는 의견이다.
SK텔레콤이 아이리버에 대한 관심을 두는 것은 부가서비스 창출을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와이브로 등 기존 부가서비스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SK텔레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입장인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아이리버에 관심 갖는 이유로 2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 MP3 플에이어, 전자사전, E-Book, 고음질 뮤직 콘텐츠 등 아이리버 사업 중 SK텔레콤이 관심을 가질 부문은 ‘테블릿PC’다. 아이리버는 수년간 태블릿PC를 개발해왔으며 SK텔레콤은 이를 활용해 유아용 교육 콘텐츠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유아용 콘텐츠 사업은 시장성이 좋을 뿐 아니라 유무선 망을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리버는 이미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인 KT와 함께 관련 사업을 벌여 성공한 사례도 있다. 아이리버는 2011년부터 KT와 함께 유아용 통신 교육로봇인 ‘키봇’ 사업을 진행해왔다.
아이리버의 태블릿 기술과 KT의 와이파이를 활용한 영상통화와 홈 모니터링 기술이 탑재된 키봇은 수많은 교육 콘텐츠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카메라, 음성인식을 비롯한 영상통화 등의 기능도 지원한다.
아이리버는 키봇 사업을 진행한 이듬해인 2012년 4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아이리버는 2012년 매출액 913억, 영업 이익 1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SKT가 아이리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수익성 뿐 아니라, KT와 해왔던 교육 콘텐츠 사업이 자연스럽게 넘어오면서 경쟁사도 견제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있다.
또 SK텔레콤이 최근 아남전자와 손잡고 휴대용 고음질 와이파이(WiFi) 오디오 사업에 진출한 만큼, SK텔레콤으로선 관련 기술(음향기기 제조ㆍ고음질 오디오 등)과 노하우를 보유한 아이리버가 탐날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남전자와 아이리버의 영역은 조금 다른 데다 아이리버 인수 관련 공십입장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00년대 중반까지 MP3 제조업체로 국내 시장을 선점했던 아이리버는 애플의 아이팟 등에 밀려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2007년 보고펀드에 매각됐으며, 현재 음악재생기, 이북(e-book), 교육용 디바이스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보고펀드는 아이리버 입찰 마감과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등을 마무리지은 뒤 다음달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