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세계 최대 전기차 수요처인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의 메이저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공동으로 차세대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양사는 먼저 일반 자동차의 납축 배터리를 100% 대체 가능한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콘셉트’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기존 납축 배터리 대비 40% 이상 무게를 줄인 이 배터리를 포드의 차세대 콘셉트카에 채용할 경우 배터리 무게와 사이즈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삼성SDI는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컨셉 개발을 통해 주행거리 향상 등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기존 12V 납축 배터리와 결합해 탑재할 수 있는 ‘듀얼 배터리 시스템’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일반 자동차의 회생제동 시스템에 적용돼 획기적인 연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포드의 오토 스타트-스탑 시스템과 연계할 경우 정차 후 재출발 시 자동차 엔진을 대신해 각종 첨단 전장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회생제동 시스템은 감속하거나 내리막길 주행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리튬이온 배터리에 재충전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향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오토 스타트-스탑 시스템’은 차량이 정차하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다시 움직이면 주행을 시작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연료를 줄여주는 시스템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테크숍에서 열린 포드 미디어 행사에 참석한 테드 밀러 자동차 배터리 부문 연구개발(R&D) 책임자는 “삼성SDI와 공동 개발해 나갈 배터리 시스템이 획기적인 연료 절감은 물론 자사 자동차 모델의 하이브리드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미주법인 마이크 오설리번 상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경량성을 가져 전기차용으로 최적화돼 있다”며 “삼성SDI의 세계 1위 배터리 기술력이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을 한층 개선할 뿐 아니라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SDI는 소형 2차전지 1위의 경쟁력을 중대형으로 확대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인 BMW를 비롯해 미국의 크라이슬러, 인도의 마힌드라 등과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세계 최대 용량인 삼성SDI의 60암페어(Ah)급 배터리를 탑재한 BMW i3가 지난해 하반기 본격 출시됐고, 또 올해 출시 예정인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BMW i8은 이미 초도 주문량이 완판됐다.
더불어 삼성SDI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중국 산시성 정부, 안경환신그룹과 중국 현지 배터리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SDI는 이번 달까지 환신, 산시성 내 국유기업 한 곳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이후 5년간 약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이 곳을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거점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세웠다.
일본의 2차전지 전문 조사기관인 B3사 자료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글로벌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25.8%의 점유율(연간 기준)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