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만 인하한 아사히맥주의 '꼼수'

입력 2014-06-05 08:57 수정 2014-06-0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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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맥주, 병맥주 출고가 11.4% 인하… 업계 “유통 지배력 강화 노린 듯”

수입맥주 1위 아사히맥주가 이례적으로 가격을 내렸다. 주류업계에서는 아사히맥주의 갑작스런 가격인하에 대해 최근 맥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장악력 약화에 따른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소용만 인하하고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가정용 제품에 대한 인하계획은 없어 결국 도매상만 배불리고 소비자들이 이번 가격인하의 혜택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는 국내에서 유통하는 ‘업소용’ 아사히 수퍼 드라이 병맥주(330㎖)의 출고가를 종전 2405원에서 2170으로 11.4%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주류의 맥주 시장 가세로 병맥주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병맥주 판매 성장세가 둔화돼 가격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가격인하가 소비자가 인하로 직접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000원 단위로 팔고 있는 업소들이 도매가 인하에 따라 10% 가량의 인하율을 적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데다가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맥주에 대해서는 가격인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판매세가 둔화된 병맥주에 한해서만 가격을 인하하고 캔맥주는 종전 가격을 그대로 고수했다. 결국 롯데아사히주류는 가격인하로 도매상에게는 혜택을 줘 유통지배력을 강화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종전 가격으로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아사히의 병맥주 가격인하는 도매상 마진폭을 확대해 유통 지배력을 강화해 병맥주의 성장둔화를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며 “그동안 한국에서 고가정책을 고집했던 점을 따져봤을 때 시장 장악력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아사히맥주가 이례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한 데에는 최근의 엔저현상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원화강세로 수입업체의 부담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롯데아사히주류측은 "도매상 역시 가격을 인하해 업소에 공급하겠다는 동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며 "소비자가 문제는 도매상과 업소 중심으로 협의를 해나가고 있고 할인점의 경우 다양한 할인이벤트를 통해 출고가 인하 만큼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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