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2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 혐의와 형법상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가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이로울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면서도 “피고인의 행위를 선거운동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선거법상 선거운동의 의미는 죄형 법정주의에 반하지 않도록 해석해야 한다"며 "선거운동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선거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행위자의 목적성, 계획성, 능동성이 모두 인정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이 사건 디지털 분석결과 보고서, 중간 수사결과 발표시 보도자료 등의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고, 김 전 청장이 수사 결과를 은폐·축소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한 재판부는 “수사결과 발표 당시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후 수사가 확대된 뒤 발견된 자료를 기준으로 기존 수사가 축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권은희 증인(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 신빙성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