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 아일랜드 서부의 한 가톨릭 수녀원이 운영했던 미혼모 보호시설 부근에서 약 800구에 달하는 유아와 어린이의 시신이 무더기로 암매장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아일랜드 역사학자 캐서린 콜리스는 카운티 골웨이의투암 마을에서 지난 1925년부터 1961년까지 운영된 ‘성모의 집’에 수용된 어린이 중 모두 796명이 인근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매장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시설을 담당한 ‘봉 세쿠르(Bon Secours)’수녀원 측이 작성한 사망기록을 콜리스가 살펴본 결과 갓난아이부터 최고 8살 어린이까지 포함돼 있었다.
사망원인은 주로 영양실조와 홍역 결핵과 같은 전염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콜리스는 “1975년 콘크리트 덮개가 무너지면서 우연히 발견된 ‘성모의 집’ 뒤편의 정화조가 집단 매장지로 보인다”며 “당시 이를 좀 마을 소년들이 수많은 해골ㆍ인골들이 가득해 넘칠 지경이었다는 목격담을 전했다”고 말했다.
‘성모의 집’은 20세기 초 아일랜드에서 운영된 몇몇 미혼모 보호시설 중 하나이다. 당시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였던 아일랜드에서 미혼모들은 ‘타락한 여자들’로 낙인됐고 출산 아이들은 강제 입양을 강요받았다.
미혼모가 낳은 아이들은 세례는 물론 교회 묘지 매장도 거부당했으며 미혼모들이 일자리를 찾아 ‘성모의 집’을 떠난 후 남은 아이들은 무시와 차별을 학교에서도 당했다.
한편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여러 교육기관이 과거 수십 년간 어린이들을 학대했다는 충격적이 사실이 알려진 후 발표된 이 사실로 현지 가톨릭 교회의 어두운 과거가 다시 한번 조명받을 전망이라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