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대구 지하철 참사 생존자… 11년이 지난 지금도 ‘트라우마’ 시달려

입력 2014-06-05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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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어느날 갑자기’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생존자는 아직도 당시의 고통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5일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어느날 갑자기’는 위험천만한 대형 재난재해를 이겨내고 기적을 만든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이날 방송에는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지하 3층 승강장에 정차한 안심방향 1079호 전동차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되짚었다. 192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 그리고 151명이 부상당한 사상 최악의 지하철 사고로 기록된 대구 지하철 화재로, 당시로부터 11년이 흘렀지만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날따라 평상시보다 출근이 늦었다는 김호근 씨. 발걸음을 재촉해 안지랑 역에서 1079호 전동차 1호 칸에서 탄 그 순간 사고가 발생했다. 겁에 질려 전동차를 탈출하려는 승객들에 밀려 넘어진 후 의식을 잃은 그가 호흡곤란으로 눈을 뜬 때는 사고 발생 10분 후였다.

우여곡절 끝에 탈출해 살아남았지만 그는 11년이 지난 지금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가 중앙로역을 탈출하려던 순간,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한 여성 때문이다. 도움을 주지 못하고 혼자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지금도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사고 당시 직업이 요리사였던 김영환 씨는 불 앞에서 일을 할 수가 없어 주차 관리 일을 하고 있다. 1080호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진입할 당시에는 이미 승강장의 연기로 외부의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치 앞도 확인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1080호 전동차의 승객 김영환 씨가 유일하게 의지했던 것은 바로 휴대전화 불빛이었다. 그는 그날 악몽의 순간을 함께 했던 휴대 전화를 아직까지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한편, ‘어느날 갑자기’는 사고 당시 자료와 실사, 재연, 인터뷰, 1인칭 내레이션이 교차되는 신개념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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