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어느날 갑자기'에서는 말 그대로 어느날 갑자기 위험천만한 대형 재난재해를 당한 뒤 이를 이겨내고 기적을 만든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는 2003년 2월 18일 오전에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 사건을 비롯해 지난해 강원도 강릉의료원에 난입한 멧돼지를 맨몸으로 맞서 싸우다가 깊은 상처를 입은 직원 최동선 씨의 이야기 그리고 2009년 친구들과 사이판으로 부부여행을 떠났다가 무장괴한이 난사한 총기에 하반신이 마비된 박재형 씨의 사연 등도 전파를 탔다.
대구화재 사건 당시 우여곡절 끝에 탈출해 살아남은 김호근 씨는 11년이 지난 지금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가 중앙로역을 탈출하려던 순간,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한 여성 때문이다. 도움을 주지 못하고 혼자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때문에 지금도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밖에 직업이 요리사였던 김영환 씨는 불 앞에서는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어 현재는 주차 관리 일을 하고 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었던 악몽의 순간에서 유일한 빛이었던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했던 그는 현재까지도 당시의 휴대전화를 소중히 보관중이다.
'어느날 갑자기'는 사고 당시 자료와 실사, 재연, 인터뷰, 1인칭 내레이션이 교차되는 신개념 프로그램으로 뜻밖의 재난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