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말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과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특히 서비스업에 대한 지원을 제조업 수준으로 개선하고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등 올해 하반기 경제 정책의 초점을 내수 활성화와 민생 안정에 맞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짜기 위해 상반기 경기 진단 및 하반기 전망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예상하지 못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할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려운 민생경제를 살리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방안과 함께 공공기관 정상화, 규제개혁,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경제 체질 개선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 방안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지난해 말에 3.9%(구기준)를 제시한 바 있다. 새로운 국민계정을 적용한 신기준으로는 4.1% 수준이다.
국책 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세월호 여파 등 내수 회복세 부진을 이유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2%포인트 내린 3.7%로 수정했다. LG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소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소비 부진이 경기 회복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소비 진작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추가 대책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소비 분위기와 심리를 살리려는 단기적인 것으로 관측된다.
민생 안정을 위해선 영세 1인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료 50% 지원, 자영업자의 퇴직금 성격인 소기업·소상공인 공제부금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검토 등 자영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부동산 중개 등 수수료 합리화와 공공요금 인상 최소화 등을 통해 서민 생계비 부담도 줄여줄 계획이다. 현행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특정 가격 구간의 전세 중개 수수료율이 높아 전세 수수료가 매매 수수료보다 더 비싼 경우마저 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경력 단절 여성과 직장 맘 등 여성 인력 활용을 위해 적은 돈으로 일정 시간 이상 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보육반 제도를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한 무역투자진흥회의 등에서 서비스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위한 세제상 우대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실제 세 부담 수준 격차를 대폭 축소하려는 취지로, 서비스업의 설비투자가 제조업보다 적은 점도 감안한 것이다. 금융과 재정 지원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차별을 해소할 방침이다.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해 세월호 참사 이후 주춤했던 규제 개혁도 하반기에는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 규제개혁위원회 산하에 설치되는 전문위원회를 통해 규제비용을 분석하고, 규제비용총량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안전 관련 규제는 유지 또는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실현 차원에서 공공부문 개혁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3분기 말까지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 평가, 기관별 정상화 실적 점검 등을 실시해 기관장 해임 등 제재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난 대응 교육·훈련과 새로운 재난 대응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장비 투자 등 안전 분야에 대한 개혁 방안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