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논란에 공기업 ‘갑’이였던 산업부도 ‘살얼음’

입력 2014-06-0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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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공기업이 많은 산업통상자원부 안팎의 겸직·재취업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관피아 논란 속에서 상대적으로 기업들의 갑(甲)이였던 산업부 관료들의 낙마와 사퇴가 줄을 잇고 있는 양상이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비상임이사 5명에 대한 선임 계획을 밝혔다. 연임이 결정된 이신원 현 이사를 제외한 4명의 신임 비상임이사 후보군은 9명. 당초 이들 중에는 산업부 산하 무역위원회의 홍순직 위원장도 포함됐다.

하지만 옛 산업자원부 출신인 홍 위원장은 공직을 떠난지 2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관피아 논란 등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이날 후보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산업부 국장 출신 관료의 포스코 취업 승인도 관피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달 30일 개최된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퇴직 공무원 15명의 취업 심사를 통해 포스코 취업 예정자인 A 전 산업부 국장 등 12명의 취업을 승인했다고 3일 밝혔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특히 A 전 국장의 퇴직 전 업무와 포스코에서 맡을 예정인 직위 및 직무관련성을 검토한 결과 취업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참석자 8명의 과반이 되지 않아 취업을 승인했다. 이는 A 전 국장의 퇴직 전 부서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다는 점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포스코 측은 A 전 국장의 채용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각박해진 재취업 전선을 방증하고 있다.

강원랜드에선 산업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 출신인사가 부사장 공모에 유력후보로 선정되면서 논란이 됐다.

강원랜드 노조는 특히 부이사관 출신인 김시성 경영지원본부장이 부사장 최종 후보에 포함되자 전체 조합원 81%의 반대서명을 받아내며 반발했다.

노조는 지난 2000년 강원랜드 창립 이후 선임된 대표, 전무(현 부사장), 본부장, 상임감사 등 임원 28명의 75%인 21명이 산업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출신 관료 또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등 관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논란 속에 강원랜드 상임이사추천위원회는 결국 부사장을 재공모하는 헤프닝을 빚기도 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세월호 전후로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면서 퇴직 공직자들의 행보가 불투명해졌다. 현재로선 재취업 자체가 어려운 시점”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피아 논란의 종료를 위해선 보다 확실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관피아의 공석을 정치권 낙하산 인사인 ‘정피아’가 메우는 상황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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