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황금사자상' 수상...남북 분단 특수성 세계서 인정

입력 2014-06-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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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황금사자상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개막식에서 한국관이 65개의 국가관 전시 중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7일 수상했다. 사진은 한국관 전시의 커미셔너인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대표가 타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계 최대 건축 전시회인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국가관 전시에서 한국의 건축전이 65개 국가관 전시 가운데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7일 수상했다.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건축 100년을 조망한 한국의 건축전이 세계 건축계의 인정을 받았다.

격년제로 시행되는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과 건축전에서 한국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아르세날레 카스텔로 공원에 있는 한국관에 총감독인 콜하스가 제안한 '근대성의 흡수:1914-2014'라는 주제에 따라 소설가이자 건축학도였던 이상의 소설 제목 오감도를 인용, '한반도의 오감도'라는 제목으로 29인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지난 100년간 이질화된 남북한 건축을 비교 전시했다.

지난 1995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해온 한국관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념으로 남과 북이 분단된 이후 나타난 다양한 건축적 현상을 서울과 평양을 대비하며 한국전쟁 이후 삶의 재건, 이념에 따른 건축의 성격 변화, 군사분계선(DMZ) 등 남북을 분단한 경계, 외국 건축가들이 본 북한의 유토피아적 관광 등 4개 주제로 나눠 그동안 달라진 남북 건축의 현실을 보여줬다.

조민석 커미셔너는 "1995년 한국관 건립 당시에는 지키지 못했던 남북의 공동 전시, 적어도 남과 북의 문화를 다루는 전시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 출발한 전시"라며 "한국은 현재 끊임없이 앞을 내다보고 있고 전혀 뒤를 돌아보고 있지 않은데 이런 관점에서 시의적절한 과제였고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 역할을 맡아 새로운 현실을 창조할 수 있어 기뻤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휘트니 비엔날레·상파울로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는 행사로 홀수해에는 미술전이, 짝수해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우리나라는 1986년 별도의 전시관 없이 이탈리아관의 작은 공간을 배정받아 처음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했다. 이후 1995년 창설 100주년을 맞은 베니스 비엔날레 측이 15년 만에 카스텔로 공원에 독립관 한 곳을 허가해주기로 하면서 중국 등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을 건립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014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커미셔너와 관계자들에게 축전을 보내 격려했다고 청와대가 9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전날 보낸 축전에서 "남북 건축 100년의 역사를 세계인에게 보여주는 전시를 통해 분단된 대한민국을 조망하며 세계 건축계의 찬사를 받은 조민석 커미셔너와 전시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축하했다.

7일 공식 개막한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본 전시인 '건축의 기본'과 '근대성의 흡수:1914-2014'라는 2개 주제와 65개 국가가 개별적으로 기획한 '국가관' 등의 3개 부문으로 나뉘어 6개월 동안 전시된다.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 소식에 시민들은 "베니스 황금사자상, 영화가 아니었구나" "베니스 황금사자상, 이제 건축에서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 대단하다"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 우리나라 위상이 점점 높아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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