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급등했던 삼성그룹주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지주사 전환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데 따른 것이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그룹주가 동반 급락했다. 이날 삼성물산은 전일대비 7.49%(5900원) 하락한 7만2900원에 장마감했다. 삼성전자도 전일대비 3.29%(4만8000원) 내린 140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밖에 삼성SDI(-0.30%), 삼성엔지니어링(-4.53%), 삼성테크윈(-2.87%) 등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삼성그룹주는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결정하며 삼성그룹이 지주사 전환과 같은 광범위한 지배구조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전망에 급등했다. 특히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삼성SDS의 기업공개(IPO)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8일 이후 한달 새 각각 18.5%, 9.14% 급등했다.
그러나 전날 삼성그룹은 내부적으로 지주사 전환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결론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계열사간 지분 정리에 수십조원이 드는데다,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법적인 문제가 많아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축을 유지한 가운데 전자와 금융·건설 등 업종별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노무라 증권도 이같은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5일 노무라 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그룹이 엄청난 금액의 세금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둘러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최근 시장의 반응은 과도한 것으로, 삼성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상승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