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7.14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세대결을 시작했다.
‘친박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과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양강구도를 형성하면서 힘의 무게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2016년 4월 치러지는 제20대 총선거의 공천권을 쥐게 된다는 점에서 여느 때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자연스레 차기 대권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김 두 의원은 대표가 되려는 대의명분으로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이 중심이 되는 정치’를 공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 의원이 친박 핵심이라는 점, 반면 김 의원은 비박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선 명분에서는 김 의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주장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동안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 등 친박 지도부 체제에서 당이 중심이 된 적은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 의원은 리더십이 있고 따르는 의원도 적지 않지만 ‘친박’이라는 한계가 있어 대표가 되면 당은 또 다시 청와대의 거수기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친박 지도부 체제에서 이미 증명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 줄 세우기 금지’ 성명을 낸 당 초선모임 ‘초정회’ 소속의 한 의원도 “새로 선출될 대표는 새로운 당청관계를 정립하고 대통령에도 과감하게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어떤 후보가 적임자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김 두 의원의 세몰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변화와 혁신의 길’을 주제로 세미나를 가졌다. 친박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사실상의 ‘출정식’이었다.
서 의원은 친박 의원을 중심축으로 다소 관계가 소원한 중립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거를 친박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당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의원도 오전 7시 30분 의원회관에서 ‘통일경제교실’ 모임을 가졌다. 김 의원 측은 “순수한 공부모임일 뿐”이라고 했지만 지지세 확보를 위한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중립·비박계 지지를 안고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친박 의원들을 통해 세를 확보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비박계 소장파인 김영우 의원은 두 의원을 싸잡아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빈틈을 공략 중이다.
김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우리 당과 정치권의 정치 풍토를 거의 혁명적인 혁신을 통해 바꿔야 하는 중요한 계기인 만큼 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