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이 1분기 장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실적에서 눈에 띌 만한 변화는 없다. 가장 주목할 점은 삼성 등 대기업이 노말지세(弩末之勢, 걷잡을 수 없이 퉁겨져 나오는 세력)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점이다.
1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 보통주권 상장법인 569사 중 502개 법인의 1분기 매출액은 45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조7976억원으로 1.48% 줄어든 반면 순이익은 19조1628억원으로 4.57%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약간의 증감은 있었으나 기업의 수익성이 대폭 악화, 개선됐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56.3원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63%로 지난해 같은 기간(5.78%)보다 0.15%P 줄었다. 실제로 기업들이 얻은 이익은 41.8원이다. 매출액 순이익률이 지난해 4.04%에서 올해 1분기 4.18%로 0.14%P 올랐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분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 현재 부채비율은 135.26%로 지난해 말보다 2.45%P 증가했다.
502개사 중 367개사(73.11%)가 흑자, 135개사(26.89%)가 적자였다.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52개(10.36%), 반대로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46개(9.16%)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기업의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순이익 상위 10개사의 순이익은 14조2643억원으로 전체(19조162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43%에 달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1분기에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전체 순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순이익은 7조5744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순이익의 39.52%를 차지하는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는 지난해보다 소폭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7조1549억원으로 전체의 39.04%를 차지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비중은 0.48%P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매출액의 경우 53조675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458조4409억원의 11.70%를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8조4887억원으로 전체 대비 비중이 32.90%에 달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며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연결 재무제표를 제출한 12월 결산법인 716곳 중 분석 가능한 666곳의 1분기 결산실적을 분석한 결과, 코스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조3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9조4109억원으로 5.03% 늘어난 반면, 당기순이익은 9878억원으로 12.95%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72%로 지난해 같은 기간(4.56%)보다 0.16%P 늘었다. 1000원어치를 팔아 47.2원을 남긴 꼴이다. 다만 매출액 순이익률은 지난해 4.05%에서 올해 1분기 3.36%로 0.69%P 줄며, 실제 얻은 이익은 1000원어치 중 33.6원으로 지난해보다 6.9원 감소했다.
대기업을 필두로 한 유가증권 상장사와 코스닥 상장법인은 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의 주가 향방을 이끌었을까. 대기업의 편중 현상이 두드러지긴 하나 실적에 따라 시장의 방향을 움직인 개개의 종목은 분명히 있다. ‘1분기 실적 종목 돋보기’를 통해 이를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