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만 키우는 자동차산업정책… 콘트롤타워가 없다

입력 2014-06-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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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들 다 제 목소리만 강조, 업계 “정책 종잡을 수 없다”

정부의 자동차산업 정책이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부처들이 모두 제 목소리만 강조해 정책의 방향성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은 저탄소차협력금제도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보조금을 주거나 부담금을 매기는 이 정책은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안이 나오지 않았다.

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저탄소차협력금제도의 첫 공청회에서는 조세재정연구원, 산업연구원과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큰 견해 차이를 보였다.

홍승현 조세재정연구원 재정지출분석센터장은 “저탄소차협력금제도를 내년 도입해도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의 35%만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13년 국내에 판매된 차량의 55.7%에 해당하는 1km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0g 초과~145g 이하인 차량을 중립 구간에 넣어 조사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가 도입되면 2020년 국내 자동차 연관 산업의 생산 감소액은 2조8409억원에 달한다”며 제도 도입에 부정적입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이날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조세재정연구원과 산업연구원 연구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강광규 선임연구위원은 “오늘 발표된 대부분의 내용은 합의를 보지 못한 내용”이라며 “내년 완화된 안으로 시행하고 매년 재설계하면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연구기관은 지난 5개월 동안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각 연구결과가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 최종 시행안이 어떻게 나올 지 예측이 어려운 상태다.

연비규제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들 기관은 이달 중 각기 실시한 연비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부처는 지난해 9월부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연비 사후관리 중복업무를 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새 연비 조사가 결과가 나오면 업무 조정에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해 창조경제 육성산업으로 꼽힌 튜닝산업 규제 완화도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산업부와 국토부는 지난해 9월과 10월 튜닝산업 육성을 위한 산하 협회를 각각 설립했다. 이후 9개월이 지났지만 협회 간 통합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부처들이 고유 업무영역을 지키기 위한 힘겨루기를 지속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혼선이 크다”며 “시행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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