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2인자인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예비 선거 패배의 충격으로 내달 원내대표직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자 공화당 내부가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11월 예비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지도부를 새로 구성해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버지니아주 예비 경선에서 캔터 원내대표가 극단적 보수주의 단체 ‘티파티(Tea party)’가 지지하는 무명의 데이비드 브랫 후보에게 패하자 내달 말 대표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대계이자 7선 위원인 캔터 원내대표는 ‘1인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된 인물로 정계에서는 올해 중간선거 이후 1인자 자리를 넘겨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가 본선은커녕 예선 문턱도 넘지 못하게 되자 공화당은 중간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내 권력투쟁에 휩싸이게 됐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당내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원내총무가 자연스럽게 원내대표로 지위를 한 단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상당수 의원이 2인자 자리를 두고 경합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캔터 원내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매카시 총무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와 2010년 원내 총무직을 놓고 겨룬 오랜 정적이자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인 피트 세션스 하원의원이 일단 그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수석 원내 부총무인 피터 로스캠 하원의원은 매카시 의원이 원내대표직에 출마하면 원내 총무직에 도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스티브 스캘리스(루이지애나), 케이시 맥모리스 로저스(워싱턴), 젭 헨살링(텍사스), 짐 조던(오하이오) 하원의원 등도 벌써 지지층 확보에 나서는 등 당 지도부 편입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