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션 브랜드가 몰려오고 있다. 국내 패션 시장에서 일본 SPA(제조유통판매 일괄) 브랜드 ‘유니클로’가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시장은 패션 성장 잠재력이 높고,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에 매력적인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유니클로와 어깨를 나란히 견주고 있는 패션기업 포인트가 7월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포인트는 작년 9월 글로벌 패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사를 중심으로 신사복잡화 제조에 강한 트리니티아트와 바빌론을 인수합병해 해외법인 아다스트리아홀딩스를 설립했다. 아다스트리아홀딩스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만 30여개에 달하며, 현재 중국과 태국,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의류를 중심으로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SPA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국을 4번째 공략 무대로 삼았다.
아다스트리아홀딩스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는 라이프 스타일 SPA 브랜드 ‘니코앤드(niko and)’다. 일본에서 패션센터, 쇼핑몰을 중심으로 입점해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브랜드로, 의류, 액세서리, 인테리어 리빙 제품군이 주력이다. 7월 중순 강남대로에 1호 매장 직영점을 오픈한 데 이어 제2롯데월드(잠실몰), 롯데수원점, 코엑스몰 등이 오픈을 확정지은 상태다.
아다스트리아홀딩스코리아 측은 “글로벌 SPA가 몸집을 키우며 패션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동시에 빅 SPA와는 다른 콘셉트, 가격,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면서 “니코앤드는 의류 중심의 글로벌 SPA와 차별화를 두고, 일본 특유의 감성을 담아 많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니코앤드가 유니클로와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시장에 조기 안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맞서 유니클로도 흡수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자매 브랜드인 ‘지유(GU)’를 하반기에 론칭한다. 지유는 유니클로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초저가 브랜드다. 일본 경제 상황을 반영해 낮은 가격대를 책정, 유니클로보다 두 배 빠른 성장률을 기록한 파괴력있는 브랜드다. 지유는 지난해 830억엔(약 8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니클로는 올해 국내 단일 브랜드 최초 1조원 매출에 도전한다. 유니클로를 전개 중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작년 부가세 포함 매출액 7634억원을 달성했다. 매장수를 150개까지 구축할 예정으로, 올해 1조원 돌파는 무난히 이뤄질 것이란 게 업계 측 분석이다.
앞서 진출한 일본의 남성 중심 SPA 브랜드 ‘더샵 티케이 믹스파이브’는 지역밀착형 마케팅으로 국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에서 15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더샵 티케이 믹스파이브’는 제품 구성이 남성 70%, 여성 20%, 키즈제품 10%에 달한다. 일본 감성의 남성 패션을 원했던 소비자들을 흡수하면서 사업 안정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 성공 이후 국내 시장은 일본 패션 브랜드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이라면서 “특히 유니클로가 제2브랜드까지 내세워 한국사업 강화에 나설 정도로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을 높게 평가한 만큼, 다양한 가격과 콘셉트로 무장한 일본 브랜드들의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